러시아에 미사일 얼마나 남았나…러 "충분해", 미 "고갈중"

입력 2022-10-14 12:11
수정 2022-10-14 18:03
러시아에 미사일 얼마나 남았나…러 "충분해", 미 "고갈중"

분석가들 "정확도 떨어지는 미사일 주로 사용…재고 부족 신호"

"'최후 한방' 위해 핵심 미사일 아끼는 전략일 수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우크라이나 침공 9개월째인 현재 러시아에는 얼마나 많은 미사일이 남아있을까.

여전히 충분한 미사일을 비축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전쟁 장기화와 서방의 제재로 미사일이 이미 바닥났을 것이라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러시아는 마사일이 고갈되고 있다는 외부의 분석을 인정하지 않는다.

13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사일을 얼마나 사용했고, 현재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다.

다만, 자국이 장거리 미사일을 충분히 가지고 있으며 무기 공장도 계속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회의를 열어 무기 생산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부의 시각은 좀 다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 이후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공격에서 S-300 지대공 미사일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S-300은 옛 소련에서 처음 생산된 무기로 현재도 러시아군이 현재로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으나 위력과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안 윌리엄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S-300은 단단한 군사 목표물에 실질적 타격을 가할 만한 힘이 없으며 정확도가 떨어지는 탓에 목표물로 정한 건물조차 맞추기 힘들다"며 "그냥 하늘로 쏘아 올린 후 어디로 떨어지나 보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미사일을 실제 전쟁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러시아 내부에서 성능이 더 뛰어난 미사일이 고갈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더글러스 베리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선임 연구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를 공격할 때 지상 목표물 타격을 위해 '지대공' 미사일을 썼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사일 재고가 없다는 확실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에 첨단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 정부도 러시아가 무기를 소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AP는 미 관리 2명을 인용해 미 정부측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최근 값비싼 순항미사일을 사용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재와 공급망 중단으로 저렴하고 효과적인 무기를 비축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주요 타깃을 겨냥해 '최후의 한방'을 날릴 때 쓰려고 장거리 첨단 무기를 비축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윌리엄스 연구원은 러시아의 모든 행위는 전략적일 수 있다며 "러시아는 민간인을 겨냥한 포격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공황 상태로 몰아넣어 이들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짜인 휴전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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