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인터넷 '스타링크' 국내 진출 초읽기…업계 '관망 속 긴장'

입력 2022-10-14 09:24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국내 진출 초읽기…업계 '관망 속 긴장'

스페이스X "내년 1분기 한국 서비스 시작"…정부 "허가 신청 아직 안와"

일본에선 기존 통신사 협약 통해 시작…업계 "B2C 위협 적을 것"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내년 초부터 한국에서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공지해 이목이 쏠렸지만, 아직 국내 통신 당국과 정식 절차를 밟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통신 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4일 현재 스페이스X는 한국에서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에 관한 서비스 계획서나 허가 신청서를 공식 제출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스페이스X 측에서 한국 내 사업과 관련한 규정을 문의한 적은 있지만, 공식 허가 신청은 없었기 때문에 당국으로선 주파수 할당 등 검토에 들어갈 단계가 아니다"라며 "현재로선 동향만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대부분 국가에서 지구국(게이트웨이) 용으로 28㎓ 대역을 쓰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대역대 지구국을 설치할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스페이스X가 우리나라에서 스타링크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국내 기간 통신사업자와 기간통신 국경 간 공급에 관한 협정을 맺는 방법과 별도 법인을 세운 뒤 당국 허가를 얻어 주파수 사용 신청과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치는 방법이 있다.

이 가운데 시간이 소요되는 별도 법인 설립보다는 국내 사업자와 협약을 맺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서비스 지도(starlink.com/map)에서 한국 서비스 출시 시기를 3달도 채 남지 않은 내년 1분기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스타링크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에서도 현지 통신사와 계약을 통한 방식을 택했다.

일본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KDDI는 지난 12일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서비스를 일본 내 법인 또는 지자체에 제공하는 계약을 했다고 공지했다. 스페이스X와 자사의 휴대전화 서비스 au 기지국의 공동 이용 협약을 한 지 1년 1개월 만이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든 스타링크의 한국 서비스가 임박했다는 관측에 대해 업계는 차분히 관망하는 분위기다.

스타링크 서비스의 기본 가격이 미국 기준 월 110달러(약 15만8천 원)로 국내 가정용 인터넷 서비스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에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에는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도심 항공교통(UAM), 자율운항 선박 등 저궤도 위성통신을 활용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는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국내 통신위성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자에 당국이 허가를 내주려면 국내 통신망과 혼·간섭 여부 등을 꼼꼼히 봐야 하고, 추후 6G 서비스를 위한 통신망 구축이나 전파망의 공공 목적 사용을 방해할 경우를 대비한 사후 양보 조항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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