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철 게임위원장, 등급분류 불공정·부실 논란 해명에 진땀(종합)
"일주일간 10년치 민원 한꺼번에 몰려…특이한 상황, 이해해달라"
심의위원 전문성 지적엔 "게임 개발 해봐야만 전문가는 아냐"
"스팀은 골칫거리…외국 사이트라 등급분류 안 받아"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국정감사 자리에 나온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 위원장이 게임위의 등급분류 절차가 불공정하고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에 진땀을 흘렸다.
김 위원장은 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게임위에 '폭주'한 등급분류 항의 민원과 관련해 "지난 일주일간 10년 치 민원이 한꺼번에 몰렸다. 게임 등급은 상향되기도, 하향되기도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같은 경우는 좀 특이한 상황으로 이해해달라"고 호소했다.
게임위는 최근 국내 앱 마켓에서 자체등급분류를 통해 전체 이용가∼15세 이용가로 서비스 중이던 '블루아카이브', '페이트 그랜드 오더', '소녀전선' 등 서브컬처 게임(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을 '청소년이용불가'로 등급을 올리라고 요구했다.
이에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위가 아무런 배경 설명 없이 이런 조처를 내렸다면서 '등급 상향 요구를 철회하라'는 민원을 제기하며 크게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게임위에서 등급분류를 담당하는 위원들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민원 내용에 대해 "게임산업법상 문화, 예술, 정보통신, 법률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뽑도록 돼 있다"며 "게임이라는 것이, 꼭 게임물을 개발해 보고 저처럼 20년, 30년 (관련 분야에서 근무)하는 것만 전문가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개선 방향을 문화체육관광부와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또 심의 과정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저희가 절차에 따라 회의록을 공개하고 있다. 부족하다면 다른 방안도 검토해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미국 밸브가 서비스하는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물이 유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김 위원장은 "스팀은 골칫거리"라면서 "수년째 한국 등급분류를 받으라고 권유하고 있지만 외국 사이트고, 외국에 서버를 두고 있어 한계가 있다"고 질의 내용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스팀이 그래도 '이런 게임은 (한국에서 유통하기엔) 과하다'라고 하면 (상점에서) 내려 주는 경우도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외국에서 사설 서버를 통해 불법 유통되는 국산 온라인 게임에 대한 대응, 선정적인 중국산 게임 광고에 대한 조치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서버가 외국에 있다 보니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국저작권보호원에 알리는 것 정도"라며 "불량한 외국 게임 광고의 경우 통신사에 IP 차단을 부탁하고 있는데, 월간 500건이나 된다. 문체부와 정기적으로 상의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정렬 저작권보호원장은 저작권 침해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재택 근무자들의 근태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앞으로는 경고 3회 후 탈퇴를 시킨다든지, 상담을 받도록 하는 식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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