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일 총리의 "중국과 디커플링 반대"에 '반색'

입력 2022-10-13 10:53
중국, 독일 총리의 "중국과 디커플링 반대"에 '반색'

영국의 대중 강경노선 전망에는 "외교적 실패될 것"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독일 총리 등 유럽 일부 지도자들의 대중국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반대 언급에 반색하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대중국 디커플링 반대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우리는 유럽 관련 지도자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중국도 세계화를 지지하고 디커플링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이어 "세계 경제가 침체한 상황에서 개방과 협력을 견지하고 경제와 무역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중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회복에도 유리하다"며 "중국은 유럽과 각 분야 협력을 통해 더 큰 발전을 이루고 양측 국민에게 더 큰 복지를 가져다주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중국국제방송 등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최근 베를린에서 열린 기계산업 회의에서 세계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국 등과의 디커플링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통상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도 이 회의에서 EU 기업들에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선택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에너지 위기와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대중국 전략을 실용주의로 복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는 자국 전문가 주장을 전했다.

장홍 중국사회과학원 동유럽 전문가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유럽이 미국과의 협력이 불러온 좋지 않은 결과를 깨달은 것"이라며 "유럽 국가들이 미국을 따르면 자국의 이익을 거의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중국에 대한 규정을 '위협'으로 바꿀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발끈하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1일(현지시간) 총리실 발표를 인용해 트러스 총리가 중국에 대한 규정을 '체계적 경쟁자'에서 '영국에 대한 위협'으로 바꿀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마오 대변인은 "중국의 발전은 세계 각국에 기회를 주지, 결코 위협과 도전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영국 새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대하기를 희망한다"며 "중국 위협이라는 낡은 사고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자신과 남을 해치고, 출구가 없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을 위협으로 규정하는 것은 영국이 실용주의를 버리고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자국 정부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상하이 국제대학 리관제 연구원은 "중국을 위협으로 선언하는 것은 트러스에게 외교적 실패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정책은 양국의 경제, 무역, 인적교류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