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확장억지 강화해 늘어난 北핵위협에 발전된 대응해야"(종합)
"'전기차 차별' 몇 가지 해법 美와 논의중…조만간 방안 나올 것"
"美의 반도체 수출통제 우려 해소…삼성·SK, 3~4년 문제없이 활동"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김동현 특파원 = 조태용 주미한국대사는 12일(현지시간) 북한의 증가하는 핵위협과 관련, '한국식 핵공유'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상황 발전에 따라 창의적 해법도 조용히 점검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식 핵공유가 필요하다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질의에 "북한의 핵 위협은 이론이 아닌 현실적 위협이 됐다"며 "여기에 맞춰 우리 대응능력도 강화해야 한다는 기본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대사는 "다만 정부 입장은 기존 확장억지 실행력 강화이고, 지금 핵공유를 검토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핵공유 문제가 나왔을 때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사실 토론이 필요한 문제"라고 부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확장억지 강화"라며 "획기적으로 강화해서 늘어나는 북핵 위협에 대해 과거와 다른 강화되고 발전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와 관련해선 "좀 더 레벨을 올려 장관급에서도 내용 있는 토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미측에 하루빨리 외교장관과 국방장관이 참여하는 '2+2'를 하자는 제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해선 "미국과 협의했고, 북한에 제의했다"며 "북한에 대화하자고 했는데 대화에 나오지 않으니, 설명할 기회가 없다"고 언급했다.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해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차에 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선 "몇 가지 해법을 갖고 미국과 이야기 중"이라며 "어느 게 가장 가능성이 클지는 시간이 지나야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 미국 공장이 가동되는 2026년까지 보조금 지급 조항을 유예하도록 한 라파엘 워녹 연방 상원의원(민주·조지아주)의 수정안도 해법이 될 수 있다면서 전기차뿐 아니라 배터리 문제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배터리 요건이 복잡한데, 이것은 시행령으로 만들게 법에 쓰여 있다"며 "LG와 SK를 포함해 배터리 업계의 이익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IRA법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출규제 같은 새로운 것이 생겼을 때 이익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반도체는 한미 행정부 사이에 논의할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아주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고, 바이오나 경제 안보 이슈에 대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통제와 관련, "현재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삼성과 SK의 현재 생산 수준과, SK의 업그레이드 계획까지는 반도체 장비를 원활하게 공급받아서 계속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합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조 대사는 "시설 업그레이드는 대체로 3, 4년에 한 번 한다. 최소한 3, 4년간은 문제없이 활동하게 합의한 것"이라며 "미국이 문제 삼는 것은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에 들어가는 반도체인데, 아직 한국 업체가 중국에 파는 게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우리 기업의 우려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칩4 혹은 팹4) 참여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엔 "반도체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팹4 국가와 협력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그 과정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뉴욕 방문 도중 발생한 이른바 비속어 논란과 관련한 언급도 나왔다.
그는 "우리가 초동에 설명했기 때문에 미 행정부에서 우리 측에 문제 제기가 없었다. (미 측은) 전적으로 (우리의) 해명을 신뢰한다"며 "왜곡 보도가 계속 확산했으면 한미관계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IRA 관련 친서를 보낸 배경에 대해선 "미국 국가안보회의(NSC)와 대화해보니 뉴욕에서 불가피한 사정으로 조금 더 긴 시간 대화하지 못했다는 미국 스스로의 인식이 있었다"면서 "이후 한국에서 이런저런 논란이 있어서 미국으로서는 짧았지만 의미 있는 대화를 했고, 이런 후속 조치를 하겠다는 친서를 보내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문제가 중요하다고 인식했고, 열린 마음으로 솔직하게 해결 방법을 찾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정상적으로 친서는 어느 나라를 방문하고 오면 갔다 온 사람이 보내는 것이다. 미국에서 만났는데 미국 대통령이 보냈기 때문에, 보통 외교 관례와 다르고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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