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위협 대응해 확장억제 강화…美에 반대해 베팅말라"(종합)
바이든 행정부 '국가안보전략' 공개…"핵억제, 안보의 최우선순위"
"유일한 경쟁자 中과의 경쟁서 승리하고 러의 위협 제약할것"
조만간 국방전략·핵태세·미사일방어검토 보고서도 공개할듯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정부는 중국을 자국에 도전하려는 의도와 역량을 갖춘 유일한 국가로 재확인하고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한편 유럽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즉각적인 위협을 제약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을 강화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외교를 추구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확장억제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12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안보전략(NSS)를 공개했다.
NSS는 미국의 대외전략 방침을 천명한 문서로, 백악관은 1980년대 이후 정기적으로 수립·공표했다.
지난해 1월 출범한 바이든 정부는 NSS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3월 NSS 중간지침을 발표한 바이든 정부는 애초 올 1월 NSS를 발표하려고 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져 전략을 수정하면서 시점이 늦어졌다.
48쪽 분량의 이번 문서에서 미국은 중국 등 강대국과 미래 대결, 기후변화, 전염병, 식량 안보, 테러, 에너지 부족, 인플레이션 등 전 세계적인 공통 위협 등 2가지를 당면한 전략적 위협으로 규정했다.
미국은 강대국과의 경쟁과 관련, "미국이 자유롭고 개방된 번영의 안전한 세계를 추구하는 데 있어서 직면한 가장 급박한 도전은 수정주의적 외교정책을 표방하는 권위주의적 지배 체제를 가진 국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의 행동은 침략 전쟁을 준비하거나 일으키고, 기술과 공급망 등을 지렛대로 다른 국가의 민주적인 정치 과정을 적극적으로 훼손하면서 국제 평화와 안전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중국에 대해 "국제질서를 재형성할 수 있는 경제, 외교, 군사, 기술적인 능력과 함께 그럴 의도도 가진 유일한 경쟁자"라고 평가한 뒤 "효율적인 경쟁을 통해 중국을 경쟁에서 능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를 위한 대(對)중국 전략으로 투자, 제휴, 경쟁 등이라는 기존 3대 기조를 재확인했다.
NSC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보듯이 국제 질서에 대한 기본법을 무모하게 조롱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시스템에 즉각적인 위협을 야기하고 있다"면서도 "중국과 같은 능력은 결여하고 있다"며 러시아 위협을 제약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NSC는 북한에 대해서는 "불법적인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란과 함께 불안정을 야기하는 소규모(smaller) 독재국가로 거론했다.
미국은 지역별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공통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개방되고 상호연결된 번영의 안전한 지역으로 만드는 데 미국의 핵심 이익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호주, 일본, 한국, 필리핀, 태국 등에 대한 확고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계속 동맹을 현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시적인 진전을 만들기 위해 북한과 외교를 계속 추구하는 한편 북한의 대량파괴 무기(WMD)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 억제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또 유럽과의 관계 강화도 강조했으며 서로 맞물려 있는 유럽과 아태 지역 동맹 및 파트너간 기술, 무역, 안보 문제에 대한 연결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또 기후변화 등 전(全)지구적 도전에 대응해서는 경쟁자를 포함해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포괄적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그 핵심이 되는 민주주의 국가와의 협력도 심화하겠다는 투트랙(duel track) 접근 방침을 천명했다.
NSC는 또 국내외 사안이 긴밀하게 연결된 만큼 미국 국내 정책과 대외 정책간 구분도 없애겠다고 밝혔다.
NSC는 "전략경쟁부터 기후변화까지 우리 시대의 도전은 우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회복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를 위해 ▲ 미국의 힘 및 영향력의 수단과 원천에 대한 투자 ▲ 가능한 가장 강력한 국가 동맹(coalition) 구축 ▲ 전략 경쟁 시대에 맞춰 군 현대화 등의 노력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군 현대화와 관련, 핵억제력이 국가 안보의 최우선 순위에 있다고 확인하면서 핵폭격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등 미국의 3대 핵축(nuclear triad), 핵무기 관련 인프라 등에 대한 현대화도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에 국가 안보 전체를 총괄하는 NSS를 공개함에 따라 국방전략서(NDS), 핵태세검토보고서(NPR),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 등도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NPR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인 지난해 말 미국이 '핵 선제 불사용'이나 미국이 공격을 받았을 때 등에만 핵을 사용하는 '단일목적' 정책 등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외신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NSS에서 미국은 동맹국에 이른바 핵우산을 제공하는 확장억제 공약 강화도 재확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NSS 서문에서 "이번 NSS는 결정적 순간이 될 향후 10년간 미국의 핵심 이익을 어떻게 진전시킬지와 지리정치학적인 경쟁자를 능가하기 위해 미국을 어떻게 위치시킬지 등을 보여준다"면서 "전 세계의 국가들은 다시 한번 미국에 반(反)해 베팅하는 것이 좋은 베팅이 아니라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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