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금융계열사 내부거래 수년간 고속 증가"
최승재 "네이버파이낸셜·라인파이낸셜 내부거래액 2년 만에 무려 9배 증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도 내부거래 1년만에 600억 늘어"
이복현 금감원장 "빅테크들 자회사 몰아주기·불공정거래 여부 살펴보겠다"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 계열사들이 지난해 각각 1조 원대 내부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들 기업 금융계열사들의 내부거래 규모가 지난 수년 사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이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 금융 분야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라인파이낸셜플러스의 내부거래액은 작년에 1천121억 원이었다.
이는 2019년 133억 원의 약 9배 수준이며, 2020년 808억 원에서 40% 넘게 증가한 것이다.
카카오도 금융계열사들의 내부거래액이 많이 늘었다. 카카오뱅크[323410]와 카카오페이[377300], 카카오페이증권의 내부거래액은 작년에 총 1천588억 원이었다. 2020년 985억 원에서 한 해 만에 61%(603억 원)나 늘어난 것이다.
다른 금융계열사를 제외한 카카오페이 내부거래액만 보면 2017년 93억 원에서 지난해 1천382억 원으로 15배 가까이 늘었다.
네이버 전체(기업집단) 내부거래 규모는 2017년 4천960억600만 원에서 작년에 1조1천503억6천900만 원으로 2.3배 늘었으며, 카카오 전체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2017년 2천24억1천100만 원에서 작년에 약 7.3배인 1조4천692억7천400만 원으로 늘며 네이버를 넘어섰다.
이렇게 계열사 간 내부거래 규모가 급증한 것은 계열사 수 증가와 연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 계열사 수는 2018년 45개, 2019년 42개, 2020년 43개, 작년 45개로 주춤하다가 올해 54개로 늘었다. 카카오의 계열사는 2018년 72개에서 2019년 71개, 2020년 97개, 작년 118개, 올해 136개로 불어났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특정 기업집단이 시장 지배력을 갖는 사업 영역이 과도하게 넓어지고 동일 기업집단 내 내부거래가 확대되는 흐름은 경쟁 촉진과 상생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승재 의원은 지난 11일 정무위 국감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각각 포털과 메신저 등을 통해 사용자의 정보를 대량으로 수집해 온 만큼, 이런 정보들이 부당하게 내부거래에 활용되면 자칫 크나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빅테크의 지배적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감독 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적한 내용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있다"면서 "빅테크들이 자회사들의 상품을 몰아주거나, 그 과정에서 불공정거래가 이뤄지면서 시장경쟁을 저해하지 않도록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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