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푸틴과 통화해 우크라전 논의?…진실공방 비화

입력 2022-10-12 11:18
수정 2022-10-12 18:24
머스크가 푸틴과 통화해 우크라전 논의?…진실공방 비화

美 지정학 전문가 "머스크가 직접 밝혔다"…머스크는 즉각 부인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머스크가 이를 즉각 반박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더힐 등에 따르면 미국 지정학 전문가인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회장은 10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머스크가 최근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머스크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점유 지속,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러시아의 도네츠크·루한스크 병합과 헤르손·자포리자 지배 인정 등 목표를 무슨 일이 있어도 달성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브레머 회장은 2주 전 머스크와 대화했을 당시 머스크가 직접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또, 머스크는 우크라이나가 물러서지 않을 경우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 공격을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면서, 그 직후 머스크가 이른바 '우크라이나 종전안'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말했다.

앞서 머스크는 이달 3일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공식 인정하고, 우크라이나를 중립국화하는 등 내용이 담긴 종전안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최근 자국 영토로 선언한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에서 유엔 감독 아래 다시 주민투표를 해 주민의 뜻에 따라 병합 여부를 결정하자는 주장도 포함됐다.



1억명이 넘는 자신의 팔로워를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하자며 트위터에 올린 이 종전안은 우크라이나 측의 거센 반발을 산 반면 러시아 정부에게는 호평을 받았는데, 브레머 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머스크와 푸틴 대통령 간에 사전에 이와 관련한 교감이 있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머스크는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브레머 회장과 진실 공방을 벌였다.

그는 11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18개월 전 푸틴 대통령과 단 한 번 대화를 나눴고 당시 대화 주제는 우주였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각자 요구사항이 전혀 다른 지금 푸틴 대통령과 대화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에 브레머 회장은 트위터에 "머스크는 푸틴과 러시아 정부와 직접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선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말했다"는 글을 올렸으나, 그 직후 머스크는 "아무도 브레머를 믿어서는 안 된다"며 재차 반박했다.

블룸버그는 브레머 회장의 이런 주장을 담은 서한이 매크로 헤지펀드·글로벌 기업 등을 포함한 수천여개 기업과 개인 고객에 배포됐다고 전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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