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년 상반기까지 오른다…"3.75%까지 오를 수도"

입력 2022-10-12 10:04
수정 2022-10-12 11:39
기준금리 내년 상반기까지 오른다…"3.75%까지 오를 수도"

11월 인상 폭은 의견 갈려…"美 연준·경기에 달렸다"

내년 속도조절 가능성도…경기 둔화·가계부채 우려 부각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2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했다. 사상 처음으로 5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으며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 '빅스텝'(한꺼번에 0.50%포인트 인상)이다.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당장 해소되기 어렵고, 미국이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한꺼번에 0.75%포인트 인상) 등으로 한국과 정책금리 격차를 벌리면 한은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3.25∼3.50%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내년에도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기준금리 11월에도 올려야…연말 3.25∼3.50%"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1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는 작년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5%대 중반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정책금리 격차가 벌어지는 것도 한은엔 부담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3.00∼3.25%로, 여전히 한국 기준금리(3.00%)보다 0.25%포인트 높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정책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앞으로 남은 두 번(11월·12월)의 FOMC에서도 '자이언트 스텝'과 '빅스텝'을 각각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 입장에서는 11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환율 변화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한은의 11월 기준금리 인상 폭을 두고는 '빅스텝'과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갈리는 분위기다.

안예하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11월까지 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고, 국내 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한은도 속도를 조절하지 않고 11월 다시 0.50%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상승률이 어쨌거나 정점을 지났고, 11월께면 국내외에서 경기와 수출 둔화 우려가 커질 수 있어 연속으로 0.50%포인트를 올리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라며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 "내년 초까지 인상 기조 지속…정점 3.50∼3.75%"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내년 초 3.50∼3.7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내년까지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한국도 인상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 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상을 모색할 것"이라며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정점은 3%대 중후반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한은은 연준과 독립해서 금리를 결정할 수 없다"며 "미국 정책금리가 정말 올해 4.5%, 내년 4.6%까지 오르면 한국도 한두 번 금리를 더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도는 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내년 초반까지는 (물가상승률이) 5% 이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반면 한은이 내년에는 경기 둔화 우려, 가계부채 문제 등을 고려해 금리 인상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년 초 한 번 더 올리거나, 동결할 것으로 본다"며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 미국과 금리를 맞춘다고 무리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국내외 경기침체가 명확해지는 상황에서 물가 하락 속도는 한은 생각보다 빠를 것"이라며 "내년 2월 이후 동결 기조로 전환하고, 최종 금리 수준은 3.25%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hk999@yna.co.kr, pdhis959@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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