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세 마하티르 말레이 전 총리 "차기 총선에도 출마"
"조기 총선은 꼼수…여당 승리하면 나집 전 총리 석방될 것"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세계 최고령 정상' 기록을 가진 마하티르 모하맛(97)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차기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11일 베르나마 통신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제15대 총선에 출마해 랑카위 지역구 의석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직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한 바 없다"며 "총리 후보는 우리가 선거에서 이겼을 경우에만 의미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총리는 국왕이 다수 의원의 신임을 받는 사람을 지명한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날 조기 총선을 위해 현 의회를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총선은 의회 해산 후 60일 이내에 열게 돼 있으며, 내달 초 실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의회 해산을 승인하고 영국 방문 중인 압둘라 국왕은 성명을 통해 말레이시아의 정치 발전 수준에 실망해 의회 해산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며 11월 중순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최대한 선거를 빨리 치르길 바란다고 밝혔다.
1925년 7월생인 마하티르 전 총리는 현 여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소속으로 2003년까지 22년간 총리를 지냈다.
후진 농업국가였던 말레이시아를 무역 국가로 발전시켜 '말레이시아 근대화의 아버지', '말레이시아의 '국부'(國父)로 불리지만, 독재에 가까운 철권통치로 비판받기도 했다.
그는 나집 라작 전 총리의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자 퇴진 운동을 벌이다가 UMNO를 주축으로 한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에서 축출됐다.
이후 야당 지도자로 변신, 2018년 말레이시아 첫 정권 교체에 성공하며 총리직을 다시 맡아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2020년 2월 정치적 승부수로 사임하고 재신임을 노렸다가 총리직을 되찾지 못했다.
그동안 심장 질환 등으로 여러 차례 입원한 그는 올해 초에는 위독설이 돌기도 했으나 회복 후 정치활동을 이어왔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의회 해산과 관련해 "장마철에 총선을 실시해 투표율을 낮추려는 여당의 꼼수"라고 비판하면서 "여당이 승리하면 나집 전 총리가 석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집 전 총리는 이스마일 현 총리가 소속된 UMNO의 거물 정치인으로, 수조원 규모의 '1MDB 스캔들'로 징역 12년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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