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전 한국 위해 싸운 멕시코 노병에 새 보금자리 선물
할리스코 거주 돈 로베르토 옹…미군 소속으로 장진호 전투 등 참전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멕시코시티에 참전용사 기념비 건립 검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70여년전 미군 소속으로 6·25 전쟁에 참전해 전장을 누빈 멕시코 노병에게 우리 육군이 새 보금자리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0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시에서는 멕시코 참전용사 보금자리 지원사업 준공식이 열렸다.
이날의 주인공은 돈 로베르토(93) 옹(멕시코 참전용사 회장)이다.
돈 로베르토 옹은 21살이던 1950년 7월에 미 해병 1사단 1여단 2대대 통신병으로 참전해 이듬해 12월까지 한국에서 복무했다. 장진호 전투 등 4차례 전투를 치렀다.
이날 행사에는 서정인 주멕시코 대사. 세실리아 마르케스 한·멕 의원친선협회장(하원 의원), 이레네 파스 오수나 할리스코주 국제관계부 국장, 막시밀리아노 크루즈 라모스 멕시코 5광역사령관(중장), 크리스포로 마르티네스 파라 15지역사령관(중장), 로만 카르모나 란다 공군사관학교장(중장) 등이 참석했다.
돈 로베르토 옹은 "70여년 전과 너무나 달라진 한국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해 준 것도 감사한데, 오늘 이런 날까지 마련해 줘 너무 기쁘다"며 "한국이 우리 참전용사를 기억해 줘 고맙고 놀랍다"고 감격해했다.
앞서 지난 6월 그는 주멕시코 대사관과 포스코의 지원으로 한국을 찾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서 대사는 "참전용사께서 한국을 위해 흘린 피와 헌신을 우리 정부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여생을 좀 더 쾌적하고 안락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게 해 드려 마음의 짐을 하나 덜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도 감사 메시지를 보내 "로베르토 영웅님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육군은 2011년 이후 국내 참전용사를 대상으로 이 사업을 해 왔는데, 올해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외국 중에선 처음으로 멕시코 참전용사로 확대했다.
멕시코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16개국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당시 수많은 멕시코 병사가 미군 소속으로 한반도에서 싸웠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멕시코시티 한인 상점 밀집 지역인 '소나로사'(Zona Rosa) 인근 서울공원에 멕시코 참전용사 기념비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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