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의용군 창설론' 대두…전 참모총장 "중국침공 대비하자"

입력 2022-10-11 11:16
수정 2022-10-11 17:52
대만서 '의용군 창설론' 대두…전 참모총장 "중국침공 대비하자"

리시밍, CBS '60분' 프로그램서 "시민 무장과 의용군 창설 필요"

왕딩위 입법위원 "대만 매일 2천만건의 사이버공격 받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으로부터 강한 군사적 압박을 받는 대만 내부에서 중국의 침공에 대비해 정규군 이외에 의용군 창설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대두됐다.

11일 대만의 영자지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리시밍(李喜明) 전 대만군 참모총장은 최근 미국 CBS 방송 '60분(60 Minutes)' 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의 침공 위협에 맞서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선 대만 시민의 무장과 우크라이나의 국제의용군과 유사한 의용군 창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리시밍은 60분 프로그램의 끝 부분에 레슬리 스탈 특파원 등과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토론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그것(의용군 창설)을 할 수 있다면 왜 대만은 할 수 없는가?"라면서 "나는 이것(의용군 창설)이 억지력의 상징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이 확신할 수 있도록 일깨우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 전쟁을 하는 우크라이나가 대만인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으나 변화는 충분할 만큼 빨리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시밍은 함께 토론자로 나선 스탈 특파원에게 "그들(중국)이 침공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언제 침공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리시밍은 대만 정부의 무기 획득과 관련해 탱크와 전투기 등 전통적인 무기를 구매하는데 수년간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미국산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Javelin)'과 미국산 휴대용 대공미사일인 '스팅어(Stinger)'와 같은 비대칭 무기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탱크 킬러'로 불리는 재블린은 우크라이군이 러시아군의 탱크와 장갑차를 파괴하는 데 큰 공을 세운 무기다.

60분 프로그램에 따르면 대만은 14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무기를 구매했으며, 구매한 무기를 다 인도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에 함께 참여한 민진당 소속의 왕딩위(王定宇) 입법위원은 중국으로부터의 사이버 공격이 또 다른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왕 입법위원은 대만은 매일 2천만 건의 사이버 공격을 받고 있으며, 이들 사이버공격은 대부분 중국발이라고 말했다.

왕 입법위원은 중국이 지난 50년 동안 모든 유형의 방법을 동원해 대만을 합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대만을 장악하는 것이 중국의 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인들은 평화를 받아들이고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민주주의와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8월 2∼3일)에 반발해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하면서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대만에 대한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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