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외교위원장, 對사우디 무기판매·협력 중단 촉구

입력 2022-10-11 11:18
미 상원 외교위원장, 對사우디 무기판매·협력 중단 촉구

메넨데스 위원장 "사우디, 원유 감산 지지로 러 군비 지원"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로버트 메넨데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민주·뉴저지)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며 무기 판매 등 사우디와의 모든 협력 중단을 촉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ABC뉴스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주 OPEC 플러스(OPEC+)의 하루 원유 200만 배럴 감산 결정에 사우디가 동의한 것과 관련해 사우디에 대한 무기판매와 다른 안보협력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지난주 하루 원유 200만 배럴 감산을 결정했으며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산이다.

ABC뉴스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한 이번 감산은 고유가 지속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 전쟁 비용 조달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휘발유 가격 상승이라는 골칫거리를 안겨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사우디의 원유 감산 지지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 것을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쟁에서 전범이 지도에서 한 나라를 폭력으로 없애는 것을 막으려는 나머지 세계를 지지하는 것과 그 전범을 지지하는 것 모두를 선택할 수는 없다"며 "사우디는 경제 이익 때문에 후자를 선택하는 끔찍한 결정을 했다"고 비판했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의 민간 기반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하는 것을 지적하며 "사우디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입장을 재평가할 때까지 사우디와의 모든 새로운 협력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OPEC+의 원유 감산 발표 후 미 의회에서는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로부터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 판매 중단은 물론 모든 미군과 미사일 방어 시스템 철수 등 사우디에 대한 강력한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메넨데스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이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와 협력 중단과 관련해 실제 어떤 조처를 할지는 분명치 않으며, 실제 조치에 나설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백악관은 메넨데스 위원장과 의회의 이런 움직임에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사우디가 원유 감산에 관여한 것에 실망했다며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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