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도에 미사일 퍼부은 러, 겨울 앞두고 불안 조성 의도"
"우크라, 수요 2배 발전능력 보유…전력망 완전파괴는 어려울 듯"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러시아의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습은 겨울을 앞두고 전력과 상수도 등을 파괴해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확산시키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현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이날 미사일 공격이 발전소와 전력망, 상수도 시설 등을 노렸다면서 이는 최근 러시아에서 공공연하게 논의돼온 전략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크렘린궁은 수년간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을 연구해왔고 천연가스 공급량 등을 조절해 우크라이나 정치에 영향을 끼치려 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공습으로 인프라 시설 11곳이 타격을 받았다고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특히 서부 르비우, 중부 폴타바, 북부 수미, 동북부 하르키우 등 4개 지역이 정전됐으며 하르키우에서는 트롤리버스와 트램 운행도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이번 공습의 주요 피해 지역 중 한 곳인 크리비리흐의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가 (전장에서) 패배를 하면서 후방에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려고 민간 인프라 시설을 공습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이나 난방 시스템을 완전히 망가뜨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반 플라치코우 전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미사일 공격이 일시적이고 지역적인 단전을 초래할 수는 있지만 전 국토를 어둠에 빠뜨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중앙 집중화된 난방 시스템은 종종 백업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구소련 시대에 수력과 원자력 발전의 중심지였으며 현재도 수요의 약 2배에 달하는 발전 능력을 보유, 그동안 유럽연합(EU)에 전기를 수출해왔다. 다만, 이번 공습으로 전력 수출은 일단 중단했다.
각 지자체는 아파트 난방 공급 중단 시에 대비해 석탄이나 나무 난로로 난방을 하는 공용 공간도 준비해왔다.
플라치코프 전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이런 시나리오에 가능한 한 최대로 대비해왔다"며 "공습 이후에도 전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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