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은행, 경기부양 위해 장기대출 PSL 21조6천억원 풀어
미상환 PSL 52조8천억원으로 집계…대출 부실 우려도 커져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달 국책은행을 통한 담보보완대출(PSL)로 1천82억 위안(약 21조6천300억 원)의 자금을 공급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 보도했다.
PSL은 2014년에 인민은행이 마련한 장기 대출 프로그램으로, 유동성 공급에 활용된다.
인민은행은 이번에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 중국농업개발은행에 PSL 자금을 풀었다. 이로써 인민은행의 미상환 PSL 잔액은 2조6천500억 위안(약 52조8천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인민은행은 2014년에도 판자촌 개보수 프로그램 자금 지원을 명분으로 정책은행에 유동성을 대거 투입했는데, 실제로는 당시 침체했던 부동산 경기 부양에 사용됐다. 이 때문에 중국 내 중소 도시의 부동산 거품이 더 부풀려졌다는 비판도 받았다.
앞서 국무원은 지난 6월 인프라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3개 정책은행에 8천억 위안(약 159조5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7월과 8월에 각각 3천억 위안(약 59조8천억 원)씩의 특별기금을 투입한 바 있다.
인민은행은 이번 PSL자금이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으나, 중국 경제의 최대 불안 요소인 부동산 시장 안정에 상당액이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크레디아그리콜 CIB 투자은행의 즈사오자 애널리스트는 "PSL 자금은 인프라, 제조업, 저소득 주택 등에 신용 지원과 매각된 부동산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인민은행의 PSL 카드는 강달러 영향으로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이 쉽지 않고 지방정부의 가용한 특별목적채권 발행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 유동성 확장 대책이라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부동산 거품을 제거할 목적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탓에 헝다(恒大·에버그란데)를 포함해 부동산 개발업체 대부분이 경영 위기에 처했고, 중국 전역에서 아파트 등의 건설 중단 사태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분양대금을 미리 냈던 수분양자들의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상환 거부 사태가 빚어졌고, 금융 위기를 우려하는 상황까지 빚어지는 등 최악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30%에 달하는 부동산 산업의 침체가 이어지면 중국 경제 동력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중국 당국은 금리 인하,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은행 자금 지원 등의 대책에 이어 신규 주택 구매 때 개인소득세 환급, 생애 첫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인하 등의 조치를 내놓고 있으며, 여기에 유동성 자금이 대거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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