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받은 버냉키 "전쟁 등 세계적 사건 주시해야"
"유럽·신흥시장 사건, 미국에도 영향…현재 경제상황, 2008년과 달라"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융 상황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사건들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금융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개선된 상태이지만, 유럽이나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이 미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인한 경제적인 파급효과와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강달러로 인해 국제자본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 등을 예로 들었다.
다만 버냉키 전 의장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심각했던 14년 전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연준 의장직을 맞았던 버냉키 전 의장은 제로 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선 인물이다.
앞서 그는 1983년 논문을 통해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은행의 인출 행렬이 은행 파산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한편 버냉키 의장과 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학 교수는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경우 시장의 공포 확산을 막기 위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글러스 교수는 "정교하게 조직된 금융 시스템이라도 공포 자체에는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준의 정책을 언급하면서 "버냉키 전 의장은 자신의 연구를 정책으로 체화했다"면서 "다른 중앙은행들도 당시 상황에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뱅크런'(은행의 예금 지급 불능을 우려한 고객들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에 관한 이론적 모형을 제공하는 논문을 썼다.
노벨 위원회는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올해 수상자들의 통찰력 있는 연구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금융위기에 대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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