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계 '제2의 로톡사태' 조짐…협회·프롭테크 대립

입력 2022-10-11 06:00
부동산업계 '제2의 로톡사태' 조짐…협회·프롭테크 대립

협회 의무가입·단속권 부여 법안에 플랫폼 업계 반발

협회 "재산권 보호 기여"vs 프롭테크 "기술혁신 저해"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한국공인중개사협회(협회)를 법정 단체화하고 의무가입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자 프롭테크(Proptech·기술 기반 부동산서비스) 업계를 중심으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프롭테크 업계는 회원 징계 권한 등을 이용해 회원의 업무를 방해하는 '제2의 로톡'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협회는 중개업 시장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며 기우라는 입장이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지난 4일 임의설립단체인 협회를 법정단체로 만들고, 공인중개사가 개설등록을 할 경우 협회에 의무 가입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협회 내 윤리규정을 만들고 회원을 지도·감독할 수 있도록 하고, 협회에 거래 질서 교란행위 단속권도 준다. 회원이 법을 위반하면 협회가 시·도지사와 등록관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약 50만명의 공인중개사 중 12만명만 가입한 협회에 과도한 특혜를 주는 법안이라는 반발이 일고 있다.

직방·다방 등 부동산 중개 서비스 플랫폼 기업이 속한 한국프롭테크포럼 관계자는 "사회적으로나 소비자에게나 실익이 없는 법안"이라며 "대한변호사협회도 공익 목적으로 법정단체가 됐지만 결국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협회가 지도관리나 행정처분, 단속권을 가지는 것 자체가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로 반시장적"이라며 "현재도 협회는 프롭테크 기반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상대로 한 지속적인 고소·고발로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 측은 프롭테크 업계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일축했다.

협회 관계자는 "단속권을 가진다고 해서 직방·다방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불가능하다"며 "프롭테크 업체와 갈등을 비화시키려는 의도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간에는 협회에 가격담합·허위매물 등 중개 관련 민원이 접수돼도 지자체와 관련 부처에 전달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지만, 법 개정으로 단속 권한이 생기면 무등록 불법 중개행위자 등을 직접 관리해 국민 재산권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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