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반격 70%는 '게임체인저' 하이마스 덕분"
WSJ "사거리·정밀도·기동성 독특한 조합…러 포병대와 대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강하게 반격하며 전세를 역전시킨 데는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이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배치된 하이마스는 군사전략에 '혁명적' 효과를 내면서 러시아군 지휘본부나 탄약고, 교량을 타격하고 보급로를 차단했다.
하이마스 부대는 동부 돈바스 지역을 관통해 들어오는 러시아의 진군을 막아낸 데 이어 후퇴하는 병력을 조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헤르손 전선에서 이룬 진전의 70%가 하이마스 덕이라고 추산하고 있다고 한 하이마스 부대를 지휘하는 발렌틴 코발 중위가 전했다.
코발 중위는 자신의 부대에 있는 하이마스 넉 대로 러시아군 수백 명과 대공 포대 20기를 격파했다고 말했다.
하이마스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타격의 정밀도와 기동성 때문으로 평가된다.
WSJ는 하이마스가 사거리와 정밀도, 기동성의 독특한 조합으로 재래식 발사대 수십 기에서 수천 발을 쏠 때 가능했던 일을 해내고 있다면서 지원 병력과 군수 물자 보급의 측면에서도 전장의 모습을 바꿔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군의 포병대는 정밀도가 떨어져 조준을 위해서는 주변을 평지화해야 하고 많은 포탄을 쏟아부어야 한다.
군 분석가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서 목표물 하나를 타격하기 위해 1에이커(약 1천200평)당 수십 발을 쏜다.
우크라이나의 하이마스는 사거리가 80㎞ 정도로 길고 정밀도가 높다.
하이마스는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을 장갑트럭에 올린 형태다. 우크라이나의 하이마스는 재래식 포탄 10만파운드(약 4만5천㎏)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는 6발의 정밀유도 로켓을 탑재하고 있다.
포병대는 병사들과 트럭, 연료 등 움직일 때마다 자원이 많이 필요한 데다 적으로부터 공격받을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데 하이마스는 높은 기동성으로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코발 중위는 "하이마스는 더 빨리 대응해 한 곳을 타격한 뒤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효율적으로 격파할 기회를 주고 있다"며 "우리는 계속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를 최우선 목표로 삼도록 지시한 것만 봐도 하이마스가 우크라이나군의 화력에 힘을 실어 러시아군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은 애초에는 우크라이나에 하이마스를 지원하는 것을 꺼렸다. 러시아가 이를 빌미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이마스는 지난 6월 우크라이나에 처음 도입될 때부터 전쟁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았다.
하이마스는 최대 사거리가 300㎞인 에이태큼스 미사일 1발도 탑재할 수 있는데,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요청에도 에이태큼스 지원은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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