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멜로니, 프랑스 장관 인권 감시 발언에 발끈 "위협하는 거냐"

입력 2022-10-08 21:26
伊 멜로니, 프랑스 장관 인권 감시 발언에 발끈 "위협하는 거냐"

드라기 총리 "새 정부 출범해도 외교 기조 바뀌지 않아야"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한 이탈리아의 극우 여성 정치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가 프랑스의 로랑스 분 외교부 산하 유럽 담당 국무장관의 발언에 발끈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분 장관은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실린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이탈리아의 새 정부가 (인권의) 가치와 법치를 존중하는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은 이미 헝가리, 폴란드 등 다른 나라에 경계심을 보인 바 있다"며 법치 준수 원칙 위반을 이유로 EU의 제재를 받은 두 나라를 언급했다.

지난달 25일 조기 총선에서 승리하며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자리를 예약한 멜로니 대표는 분 장관의 발언이 "EU의 주권 회원국에 간섭하겠다는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성토했다.

멜로니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이같이 밝힌 뒤 "프랑스 정부가 분 장관의 발언을 즉각 부인할 것으로 믿는다"며 "좌파 성향의 신문(라 레푸블리카)이 분 장관의 뜻을 잘못 해석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전통적인 기독교·가족 가치를 중시하는 멜로니 대표의 총리 등극이 확실시되면서 국제 사회는 이탈리아에서 낙태가 제한되고 동성애자의 인권과 권리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1883∼1945) 이후 첫 극우 세력 집권이 될 차기 정부는 이달 말께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분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이탈리아는 자국의 헌법과 EU의 가치를 존중하며 자신을 스스로 돌보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체코 프라하성에서 열린 EU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취재진과 만나 EU가 멜로니 대표가 이끌 새 정부에 관해 궁금해했지만 걱정하지는 않았다고 소개했다.

드라기 총리는 이어 "새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외교 기조는 바뀌지 않아야 한다"며 "새 정부는 유럽을 떠나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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