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삼성전자, 주가 바닥 찍었나…"당분간 변동성 확대"(종합)
실적악화 소식에도 주가 '소폭 하락'에 그쳐
증권가 "단기 실적보다 내년 업황이 주가 변수"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채새롬 홍유담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어닝쇼크'로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증권가는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내다봤다.
당장의 실적보다는 내년 업황과 거시경제 상황이 더 큰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보이지만 바닥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어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처럼 주가가 4만원대로 내려가는 '4만전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삼성전자는 7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76조원, 영업이익 10조8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작년 3분기 대비 2.7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31.73%나 감소해 약 3년 만에 전년 분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로 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것이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3분기 어닝쇼크가 주가에 큰 변수는 아니라고 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001500] 리서치센터장은 통화에서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안 좋은 것은 주가에 아무런 재료가 안 된다"며 "지금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서는 단기 실적보다 장기 방향성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 당장의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면서 "지난해 3분기에는 시장 예상보다 실적이 훨씬 잘 나왔지만 그때부터 주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18% 떨어진 5만6천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만에 내림세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하락 폭이 크지 않고 장중에는 잠시 1%대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이날 실적 쇼크가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분위기다.
오히려 주가에 핵심 변수는 내년 업황과 거시적인 경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송명섭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내년 3분기에나 돌아설 것으로 보여 바닥을 찍으려면 멀었다"면서도 "다만 미래의 수요를 미리 알려주는 경기 선행지표들이 내년 1분기 중에 개선되면 그때부터는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근창 센터장도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메모리 반도체) 감산은 안 하겠다고 했지만 자연적 감산까지 배제하지는 않았고, 시간이 갈수록 재고도 줄어들 것"이라며 "내년 2분기부터는 어떻게든 수급이 흘러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듯 내년까지 이어지는 불확실성 속에 주가는 출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승유 유진투자증권[001200]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이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기업들이 감산에 들어가면 혹시라도 경제 상황이 좋아졌을 때 반도체 산업이 제일 먼저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주가 수준이 바닥권은 맞다고 보지만 얼마나 더 내려갈지는 모르겠다"며 "용기를 내 볼 투자자는 용기를 내어 투자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근창 센터장도 "5만원 초반대가 바닥이라고 본다"면서도 "결국 우상향이 되겠지만 실적 때문에 주가가 브이(V) 자로 반등하지는 못하고 출렁이며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별개로 낮아진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내년부터 진행될 메모리 반도체 공급 축소는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스마트폰·PC 수요 둔화가 향후 주가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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