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시청서 대낮 총기난사…시장 포함 최소 20명 숨져
"마약·폭력 근절" 현 대통령 취임 후 시장만 18명 피살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멕시코 남부에서 마약 갱단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이 대낮에 총기를 난사, 수십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6일(현지시간) AP·AFP 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이 보도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낮 게레로주(州) 산 미겔 토톨라판시(市) 시청에 침입한 괴한이 가한 총격으로 콘라도 멘도사 시장을 포함해 최소 20명이 사망했다.
희생자 가운데는 시장의 아버지이자 전임자인 후안 멘도사 아코스타도 포함됐으며, 시청 직원과 경찰관도 다수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도시가 위치한 멕시코 남부 산악지역 '티에라 칼리엔테'는 마약 조직간 주도권 다툼으로 분쟁이 빈발하는 곳이다.
현지에서는 이번 총격 사건의 배후로 테킬레로스(Tequileros) 갱단이 지목되고 있다.
리카르도 메히아 멕시코 치안차관은 "이번 공격은 게레로주에서 활동하는 범죄 단체 '테킬레로스'와 '파밀리아 미초아카나'의 분쟁 사이에 발생한 것"이라며 "테킬레로스 갱단은 아편 밀수·유통, 납치, 갈취, 살인을 일삼아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테킬레로스 갱단 조직원을 자처한 이들이 이번 사건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이 올라왔으며, 당국은 이 영상의 진위를 파악 중이다.
한편 같은 날 게레로주 인근 모렐로스주의 쿠에르나바카시에서도 가브리엘라 마린 주의원이 피살됐다.
당시 마린 의원이 한 약국 앞에서 차량을 세우고 내리자 괴한 2명이 갑자기 오토바이를 타고 접근해 총을 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컨설팅업체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멕시코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시장 18명, 주의원 8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반부패 기치를 내세우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자국 내 만연한 마약 범죄와 폭력 근절에 목소리를 높여왔으며, 2019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과 경찰 등으로 구성된 국가방위군을 창설한 바 있다.
hanj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