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크레디트스위스 올해 4조원대 손실 전망"

입력 2022-10-07 11:20
무디스 "크레디트스위스 올해 4조원대 손실 전망"

IB 사업 분사에 외부자금 유치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위기설에 휘말린 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가 올해 30억달러(약 4조2천3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6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레산드로 로카티 무디스 선임 부사장은 크레디트스위스가 올해 상반기 19억 스위스프랑(약 2조7천억원)의 손실을 본 데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 손실을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로카티 부사장은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13%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크레디트스위스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7월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하반기 13∼14% 수준의 CET1을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CET1은 은행의 총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자본의 비율로 자본 건전성의 지표다.

로카티 부사장은 크레디트스위스의 구조조정과 사업모델에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자산 매각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8월 크레디트스위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도 이날 크레디트스위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크레디트스위스가 분사를 추진하고 있는 자문·투자은행(IB) 사업에 외부자금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분사하는 회사의 매출 대부분이 미국에서 발생할 것이란 판단 아래 1990년 인수한 뒤 한동안 사용하다 버렸던 미국 IB '퍼스트 보스턴' 브랜드를 다시 사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스캔들에 연루됐던 IB 사업은 막대한 손실까지 기록하면서 울리히 쾨르너 최고경영자(CEO)의 핵심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회사가 임원들을 몰래 미행했다가 당시 CEO 퇴진을 불러온 '미행 스캔들'에 이어 지난해 파산한 영국 그린실 캐피털과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에 대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보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현재 자산과 사업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크레디트스위스는 오는 27일 새로운 전략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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