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어 탄압인가 검열 강화인가…더우인, 광둥어 라이브 중단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틱톡의 중국판인 더우인(?音·Douyin)에서 최근 광둥어(캔토니즈) 라이브 커머스가 잇달아 중단되거나 금지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고 홍콩 명보 등이 6일 전했다.
중국 당국이 16일 개막하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인터넷 검열을 강화한 여파라는 분석과 함께 표준 중국어 푸퉁화(普通話) 강화 캠페인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중국 인플루언서 뤄린이 더우인에서 광둥어로 라이브 커머스를 하는 도중 갑자기 "생방송이 차단됐다"는 메시지와 함께 방송이 중단됐고 "생방송에는 인식할 수 없는 언어나 텍스트가 포함돼 있다"는 안내 문구가 화면에 나왔다.
안내 문구에는 "가능한 한 빨리 여러 방언과 언어를 지원하도록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광둥어를 갑자기 '인식할 수 없는 언어'라고 지적하며 생방송을 차단한 것이다.
팔로워 460만명을 거느린 더우인의 인플루언서 '광둥 량짜이 펑샤오'를 비롯해 광둥어로 라이브 커머스를 하던 다른 많은 이들도 최근 같은 일을 경험했다.
광둥어 노래도 서비스가 중단됐고, 광둥어 금지를 비판하는 영상도 "거짓 정보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차단됐다.
그러나 "인식할 수 없는 언어나 텍스트가 포함돼 있다"는 안내와 함께 돌연 스트리밍이 중단된 광둥어 방송 화면의 스크린숏은 중국 인터넷에 퍼져나가고 있다.
광둥어는 중국 광둥성을 비롯해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 사용한다.
일일 활성 이용자가 6억명에 달하는 더우인은 특정 언어나 방언을 제한하는 공식 정책이 없다.
무엇보다 광둥성은 더우인 라이브 커머스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광둥어 방송 금지가 더우인의 이익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우인이 광둥어 라이브 커머스를 잇따라 차단한 것은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이 인터넷 검열을 강화하는 가운데 광둥어 콘텐츠는 검열할 수가 없어 아예 문제를 피하고자 일시적으로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명보는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소셜미디어에는 광둥성 광저우의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많은 광둥어 게시물이 올라왔는데 한동안 검열되지 않았다. 반면 같은 내용의 푸퉁화 게시물은 바로바로 삭제됐다.
이처럼 당국의 검열 대상일 것으로 보이는 일부 게시물들이 광둥어를 사용한 덕분에 온라인에 여전히 남아있는 경우들이 있다.
더우인 인플루언서 '친자오서우'는 "광둥어 라이브 스트리머들을 아무런 이유 없이 차단하는 것은 광둥어와 광둥어 사용자들을 차별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하는 영상을 올렸다.
아울러 중국이 전국적으로 푸퉁화 강화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해당 캠페인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곤 한다.
2020년 광둥성 방송에서 광둥어 대신 푸퉁화를 사용하자는 제안이 나오자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홍콩에서도 지역 방송에서 푸퉁화가 나오면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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