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대리노조, 교섭 1년만에 잠정합의…플랫폼 첫 사례
대리기사에 가입비 받는 '프로서비스' 단계폐지·고충처리위 설치
대리노조, 다음주 합의안 두고 찬반 투표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단체교섭 시작 1년 만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플랫폼 업계가 대리운전 노조와 합의를 이뤄낸 첫 사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의 중재 아래 대리운전 노조를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으로 인정하고, 20여 차례 본교섭과 40여 차례 실무교섭을 이어갔다.
먼저 양측은 주요 쟁점이었던 '프로 서비스'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카카오T를 이용하는 대리운전 기사가 월 2만2천 원을 지불하고 프로 서비스에 가입하면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제휴한 다른 대리운전 프로그램 업체에서 호출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다만 합의문에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사들과 영세 대리운전 업체들의 상황을 고려해 구체적 시점을 명시하지 않았다.
노사는 대리운전 서비스 품질 향상, 공급자 근무환경 개선 등에서도 합의를 이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고충처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대리운전 기사가 영업하면서 발생한 분쟁·고충을 듣고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도울 예정이다.
대리운전 기사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도록 노조 측 산업안전 보건 활동을 보장하고, 외부 전문가인 '대리운전 산업안전 지킴이'를 선임하기로 했다.
대리운전 이용료 현실화, 취소비 및 대기료 관련 정책 마련에도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이뤘다.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상반기 추가 협상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 업계 최초로 '교섭 요구 사실 공고문'을 애플리케이션에 게시하는 등 진정성을 가지고 노조와 대화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대리운전 노조는 잠정합의안 최종 타결을 놓고 다음 주 조합원 찬반 투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은 "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애쓸 것"이라면서 "대리운전 시장 활성화와 동반성장을 위한 방안을 다방면으로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은 "아쉽고 부족한 면도 있지만 앞으로 노사가 교섭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현장 대리운전기사의 권익증진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힘을 모아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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