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푸틴 측근 딸 폭사 사건 우크라 개입 판단"
CNN, 소식통 인용 보도 "실제 작전대상은 측근"…우크라는 부인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우크라이나 침공을 극렬 지지한 러시아 사상가 딸의 폭사 사건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개입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보고 있다고 CNN이 소식통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러시아의 저명한 사상가이자 정치인인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의 차량 폭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부 내부 조직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믿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식통은 미 정보당국이 차량 폭발 계획을 사전에 몰랐고, 누가 정확히 암살을 승인했다고 보는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판단하는지도 불명확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두기나는 지난 8월 모스크바 외곽 도로에서 자신이 몰던 차량이 폭발해 현장에서 숨졌다. 당시 두긴과 두기나는 한 행사에 참석했다가 같이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결국 두기나가 두긴의 차를 혼자서 몰고 가다 차량이 폭발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조사를 벌여 우크라이나 남성과 여성 각 1명이 이 사건에 개입했다고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 개입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두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상에 영향을 끼친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온 극우 인사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때도 우크라이나인을 없애라며 러시아의 군사행동을 선동하기도 했다.
언론인이자 정치 평론가인 두기나 역시 아버지의 사상을 지지하며 러시아 매체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했다.
그러나 미 당국은 두기나가 숨졌을 때 두긴의 차량을 운전하고 있었고 실제로 두긴이 작전 대상이었던 것으로 본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다만 이 소식통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계획된 모든 공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CNN은 미 정보당국의 이러한 판단은 차량 폭발이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는 러시아의 조사 결과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보인다면서, 미 당국의 판단이 정확하다면 이는 우크라이나의 비밀작전 확대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러시아 내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양국 국경 도시에서의 연료 저장소와 군사기지 등에 제한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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