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천주교, 미국서 한반도 평화 기원… "대화만이 해결법"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 개최…"평화 구축 노력 항상 지지"
주미대사 "北, 도발 멈추고 '담대한 구상' 진지하게 고려해야"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한국과 미국의 천주교 주교들이 미국에 모여 한반도에 전쟁 위험을 줄이고 평화를 구축할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 민족화해위원회와 미국천주교주교회 국제정의평화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가톨릭대학교에서 2022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을 개최했다.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이 포럼을 미국에서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정의평화위원장인 데이비드 멀로이 주교는 "한국 주교들은 미국이 한반도 분쟁 해결에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어 이번 포럼을 워싱턴DC에서 개최하기를 희망했다"며 행사를 함께 주최해 기쁘다고 했다.
로마 교황청에 있는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은 영상메시지에서 "한반도 핵무기는 우리가 동북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 평화를 구축하려면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며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려는 교황님의 노력에 명백히 반한다"고 지적했다.
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초대를 받는 대로 북한에 갈 것'이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고서 "교황님은 평화를 위한 동료 순례자로서 오늘 자리에 참석한 여러분 모두에게 축복을 전한다"고 말했다.
성직자들은 한반도 평화는 무력이 아니라 남북 간 대화와 화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민족화해위원장인 김주영 주교는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게 매우 어려워 보이지만 교회는 전쟁이나 폭력을 통해 평화를 얻을 수 없다고 진심으로 믿으며 군비경쟁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주미교황대사인 크리스토프 피에르 대주교는 "교회는 평화를 구축하고 이해를 도모하는 구상을 항상 지지한다"며 "하느님을 기쁘게 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단합을 가능하게 하는 대화 과정을 돕고자 하는 당신들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포럼에는 조태용 주미한국대사와 구병삼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 등 한국 정부 당국자, 미국 싱크탱크인 군비통제협회의 대릴 킴볼 사무국장과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등 전문가가 참석했다.
조 대사는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소개하고서 "이제는 북한이 자국의 고립만 키우는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와 평화, 번영을 향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 북한은 '담대한 구상'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멈추고 우리의 진심 어린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런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여기 계신 천주교 신자들을 비롯해 국적과 종교를 막론하고 의지와 역량을 결합한다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럼은 6일에는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한반도의 교착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남북한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넘은 사건을 기록한 영화 '크로싱즈'(CROSSINGS)를 상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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