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압박에도 OPEC+, 코로나 후 최대폭 감산…하루 200만 배럴(종합)

입력 2022-10-06 00:49
수정 2022-10-06 11:41
미국 압박에도 OPEC+, 코로나 후 최대폭 감산…하루 200만 배럴(종합)

"경기 침체 등 시장 불확실성 커져"…유가는 2주 내 최고치 상승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오는 11월부터 원유 생산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OPEC+는 5일(현지시간) 월례 장관급 회의 후 낸 성명에서 다음 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 감산 폭이다.

이로써 OPEC+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4천185만 배럴로 줄게 된다.

OPEC+는 경기 침체 우려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감산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OPEC 본부에서 대면 형식으로 열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23개국으로 구성된 OPEC+가 대면 회의를 개최하는 건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회의 전에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는 경기 침체 우려 등을 이유로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권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OPEC+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결정했으나, 상당수 회원국이 현재 생산 기준치에 못 미치는 원유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감산량은 하루 90만 배럴 수준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외신들은 이번 산유국들의 감산 결정이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93.20달러로 최근 2주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OPEC+는 지난 회의에서 10월 하루 1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한 바 있다.

산유국들은 경기 침체 우려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회의에 앞서 미국은 원유 감산을 강행하지 않도록 산유국에 압박을 가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유가 상승은 미국의 11월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한때 고공 행진하던 유가가 안정세를 되찾은 점을 주요 업적의 하나로 자평해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OPEC+의 감산 결정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결정"이라면서 "(미국은) 에너지 가격이 낮게 유지되도록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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