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설' 크레디트스위스 주가 널뛰기…CDS프리미엄 역대 최고로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세계 금융시장에서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의 위기설이 제기되면서 이 회사 주가가 출렁거렸다.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과 영국 파운드화 가치 폭락 등으로 유럽 금융 중심지인 영국 경제가 흔들리는 가운데, 주말 사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크레디트스위스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미 올해 들어 반 토막 난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이날 스위스 증시에서 장 초반 약 11.5% 급락, 역대 최저가인 3.52 스위스프랑을 기록했다.
이후 시장 변동성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자본과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투자기관들의 의견이 연이어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분을 만회해 전날 종가보다 0.93% 하락한 3.94 스위스프랑에 장을 마쳤다.
이어 뉴욕증시 거래에서는 2.30% 상승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울리히 쾨르너 크레디트스위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 시장과 직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메시지에서 현재가 '고비(critical moment)'지만 자본 수준과 유동성은 충분하다고 밝힌 것이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크레디트스위스의 부도 위험 지표인 1년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이날 장 초반 5%를 넘겨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처럼 단기간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고조되며 이례적으로 1년물 CDS 프리미엄이 3%대인 5년물보다 높은 장단기 CDS 프리미엄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스위스 금융당국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크레디트스위스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공조에 나섰다고 로이터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크레디트스위스에 대한 "공포가 과장됐다"는 등의 신중론도 나왔다.
앤드루 쿰스 등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지금은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크레디트스위스에 대해 "용감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설 주가 수준"이라면서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다만 "뉴스 흐름은 계속 부정적일 것이고, 새로운 전략계획에 상당한 실행 상의 위험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크레디트스위스에 대해 다른 금융기관들의 투자의견은 15곳은 '보유', 9곳은 '매도'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파산한 영국 그린실 캐피털과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에 대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실을 봤으며, 투자자들은 이후 크레디트스위스의 안정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주시해왔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주 자산·사업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쾨르너 CEO는 오는 27일 회사의 새로운 전략계획 발표 때까지 정기적으로 직원들에게 상황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 변동성의 여파로 경쟁사인 스위스 IB UBS의 5년물 CDS도 0.12%포인트 상승, 2013년 이후 최고치인 1.18%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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