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태평양함대, '일본해' 아닌 동해·'한반도 동쪽수역'으로 명기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미 해군이 최근 자군의 활동을 전하는 뉴스에서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 아닌 '동해'(East Sea) 또는 '한반도 동쪽 수역'(WATERS EAST OF THE KOREAN PENINSULA)이라고 잇따라 명기한 것으로 3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미 해군 태평양함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태평양함대는 지난 9월28일자 자체 기사에서 9월30일부터 진행한 한미일 3국의 연합 대잠훈련 계획을 알리면서 뉴스의 발생 장소를 '한반도 동쪽 수역'(WATERS EAST OF THE KOREAN PENINSULA)이라고 표기했다.
기사는 이어 본문에서는 "미 해군과 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가 9월 30일 3국 대잠수함전 훈련을 한국과 일본의 인근 바다(in seas in the vicinity of Korea and Japan)에서 실시할 예정"이라며 훈련장소를 '한국과 일본의 인근 바다'로 표기했다.
태평양 함대는 이보다 이틀 전인 9월26일자 기사에서도 한국 해군과 미 해군이 대(對)특수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발생 장소를 '한반도 동쪽 수역'(WATERS EAST OF THE KOREAN PENINSULA)이라고 표기했다.
특히 이 기사는 본문에서 "로널드 레이건호 항모강습단이 동해에서 한국 해군과 일련의 훈련을 시작했다"며 훈련장소를 '동해'(East Sea)라고 명기하기도 했다.
태평양 함대를 포함한 미 해군은 물론 미 국방부는 그동안 '동해'를 '동해'(EAST SEA)로 단독 표기하거나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본해'라고 공식 표기해왔다.
단적인 예로 태평양 함대는 약 1년 전인 2021년 10월 15일 동해상에서 미 해군 구축함 채피호와 러시아 구축함이 서로 접촉했던 사실을 전하는 사진기사에게서도 "채피호는 일본해의 국제수역에서 통상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라며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었다.
또 앞서 작년 6월 16일 기사에서도 "미 군함 라파엘 페랄타호가 일본해에서 통상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었다.
미 해군이나 태평양 함대는 지명 표기 때 미국 정부의 공식 지침을 따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태평양 함대가 '동해'를 '일본해'가 아닌 '한반도 동쪽 수역' 또는 '동해'라고 표기한 것은 동해에 대한 표기 지침이 바뀐 것이라기보다는 미 해군의 훈련 상대인 한국 해군을 배려한 표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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