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의학상 수상 페보, 2대째 노벨상 '가문의 영광'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스웨덴 진화생물학자, 40년 만에 '父子 수상' 기록
수상 소식에 기뻐하며 "부인에게 말해도 되느냐"고 물어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3일(현지시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스웨덴 출신 진화생물학자 스반테 페보(67)는 아버지에 이어 2대째 노벨상을 받으면서 '가문의 영광'을 이어가게 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1955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나 의대를 나온 페보는 의사가 되는 길을 걷는 대신 인류 진화 연구로 한우물을 파면서 이날 노벨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에 몸담고 있는 그의 연구 업적 중에서는 특히 현생 인류의 친척 뻘인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해독한 게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 독일 박물관에 직접 연락해 네안데르탈인 뼛조각을 손에 넣었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는 2006년 과학 저널 '네이처'에 네안데르탈인 게놈 지도 가운데 일부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2007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2020년에도 네안데르탈인이 통증을 느끼는 기준이 낮다는 논문을 발표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페보는 한국에도 저서 중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2015)가 소개되는 등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특히 이날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친부에 이어 2대째 노벨상을 받게 됐다.
그의 아버지인 스웨덴 생화학자 수네 베리스트룀(1916~2004)은 1982년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베리스트룀 자녀 중에서 페보는 친부 대신 친모의 성을 따르고 있다.
그의 어머니도 에스토니아 출신 화학자로 알려졌다.
노벨 위원회 관계자는 페보가 이날 수상 소식에 "감격하고 말을 잇지 못했다. 아주 기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는 수상에 아주 흥분했다"면서 "그는 누구에게 이를 말해도 되겠냐면서 부인에게 말해도 되는지 묻기에 괜찮다고 답해줬다"고도 뒷얘기를 공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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