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비축미도 45만t 수매…시장격리량 더해 총 90만t
수확기 수급안정대책…전체 격리물량은 올 생산량의 23%
산지 유통업체에 벼 매입자금 3조3천억원 지원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정부가 올해 수확기 공공비축미를 45만t(톤) 매입하고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쌀 45만t을 추가 수매해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양곡수급안정위원회 협의를 거쳐 이런 내용의 '수확기 쌀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벼 작황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며 평년보다 좋은 것으로 평가했다.
또 최근 쌀 소비량 감소추세를 고려하면 올해도 수급 과잉이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2021년산 쌀은 과잉 생산으로 인해 산지에서 가격이 폭락했는데, 2022년산 쌀 또한 같은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에 수확기 쌀 시장 안정화를 위해 구곡과 신곡을 합쳐 쌀 45만t을 수매해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당정협의를 통해 발표한 내용이다.
이는 지난 2005년 공공비축제 도입 이후 시행된 수확기 시장격리 물량 중 최대치다.
농식품부는 과거 사례에 비춰 이번 수매에 잠정적으로 1조원 정도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격리 물량과 별개로 정부는 수확기에 공공비축미 45만t을 매입한다.
공공비축미 물량은 지난해보다 10만t 증가했다.
정부가 올해 수확기에 적극적인 시장 격리, 공공비축미 수매 정책을 펴기로 함에 따라 총량으로 거의 100만t에 가까운 물량이 시장에서 격리되는 효과가 생기는 셈이다.
시장에서 격리되는 90만t은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의 23.3%에 달한다. 지금껏 수확기 시장에서 격리되는 비율은 8.3∼18.1% 수준이었다.
농식품부는 이번 시장격리 조치를 통해 쌀값이 적정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지난달 25일 4차 고위당정협의회 이후 열린 브리핑에서 "지금 방식과 가장 비슷하게 시장격리를 했던 2017년에는 수확기 격리 이전에 비해 가격이 13∼18% 올랐다"며 "올해 같은 경우에도 그 정도가 상승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후 수요조사 등을 거쳐 적절한 시기에 산물벼 인수 여부도 추가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산물벼는 건조하지 않은 상태로 산지 유통업체를 통해 매입하는 공공비축미를 뜻한다.
또 농가의 수확기 출하 물량을 안정적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산지 유통업체에 매입자금 3조3천억원을 지원한다.
이 밖에 태풍, 병충해 등에 따른 피해벼의 경우 농가가 희망하는 물량을 전량 매입할 예정이다.
수확기 쌀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11∼12월 국산과 수입쌀 혼합, 생산연도가 다른 쌀 혼합 등을 단속하고 정부양곡 유통·관리 실태 점검을 진행한다.
농식품부는 통계청이 내달 15일 올해 쌀 생산량을 확정하면 필요시 추가적인 수급안정 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국회에서는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정부의 매입에도 쌀값 폭락이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그러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개정안이 도입될 경우 쌀 과잉 생산이 확대되고 수매에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조443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쌀 수급 전망과 재정 변화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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