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봤지?"…불붙는 '저궤도위성 독자망' 구축논의

입력 2022-10-03 12:00
수정 2022-10-03 13:57
"우크라이나 봤지?"…불붙는 '저궤도위성 독자망' 구축논의

디지털 국정과제로 설정한 정부, 국내 저궤도위성 제조사 찾아 전문가 간담회

ETRI "10년간 2만명 고용창출 가능"…과기2차관 "뉴 스페이스 기술 개발 지원"

(평택=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러시아 침공으로 통신망이 대거 파괴된 우크라이나에서 시민들이 인터넷 서비스를 쓸 수 있었던 건 상당 부분 신기술 '스타링크'의 공이었다.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앞두고 테스트베드 성격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지난 몇 달간 위성 인터넷 서비스와 단말기들을 제공했는데, 통신 두절 위기에서 가족·지인 간 안부 확인, 외국으로 전황 전달 등 요긴한 역할을 했다. 심지어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포병과 드론 부대 작전 등에 활용하면서 저궤도 위성 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에 세계인의 시선이 쏠렸다.



300~1,500㎞ 고도에 위성을 띄워 통신 서비스를 구현하는 저궤도 위성통신은 지상망이나 정지위성만으로 한계에 봉착한 6G 기술 개막에 필수 요소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도 저궤도 위성통신 상용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30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저궤도 위성 제조사 인텔리안 테크놀로지 본사에서 연 '디지털 국정과제 현장 간담회'에서 강충구 위성통신포럼 집행위원장(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은 자체적인 저궤도 위성망 구축에 나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강 교수는 저궤도 위성통신 상용화는 국내 시장 포화에 어려움을 겪는 통신 사업자들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활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KT[030200] SAT 최경일 전무(CTO) 역시 "이미 상용화를 이룬 스페이스X나 원웹과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시스템 안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어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내에 진출하는 해외 업체에 인허가를 내줄 때 우리나라 군사 또는 재난 망 등 공공 목적의 망과 간섭을 일으키면 안 된다는 조건을 달아 최소한의 보호 장치를 둘 것"도 주문했다.

과기정통부 박윤규 제2차관은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여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 방안을 찾는 것을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우주 인터넷용 위성을 발사한 원웹의 닐 매스터슨 CEO는 이날 행사에 보낸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내년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정부, 업계와 협력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해외 업체의 국내 진출 신청이 들어온다면 국내 산업이나 지상망 혼·간섭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정지궤도 위성보다 이용 속도가 빠르고 지연시간을 단축해 도심 항공교통(UAM), 자율운항 선박 등 미래 신산업을 뒷받침하는 기술로 꼽힌다.

또 도서·산간 등 통신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재난, 전쟁에 따른 지상 통신망 파괴에도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기업이 2026~2035년 위성통신의 수출과 내수 판매를 통해 총 4조2천억 원의 신규 매출을 얻고, 누적 2만 명을 고용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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