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의사 부족에 진료보조 활용…의대 정원 늘려야"
민주노총 산하노조, 99개 병원 조사…"PA 200명이 의사 일 대신하는 곳도"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병원에 환자를 진료할 의사가 부족해 간호사 등 진료보조인력(PA)을 대거 활용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PA(Physician Assistant)는 의사가 하는 진료·치료 행위 일부를 대신하는 병원 내 보조 인력(간호사, 간호조무사)이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30일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의 '전국 의사인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99개 의료기관(사립대병원 29개, 국립대병원 10개, 특수목적공공병원 22개, 지방의료원 20개, 민간중소병원 18개)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주도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조사를 시행한 대부분 병원에서 의사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A국립대병원은 정원보다 무려 106명이 부족했고. 사립대병원 중 정원과 현원의 격차가 가장 큰 D사립대병원은 73명이 모자랐다"면서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등의 특수목적 공공병원과 지방의료원에서도 정원 대비 최대 54명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런 의사 부족 현상은 대부분 PA를 통해 메꿔지고 있다는 게 보건의료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단일 의료기관으로 PA 인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200명이나 됐다"면서 "특히 인력 현황에 응답한 27개 사립대병원의 PA 인력은 총 2천107명으로 1개 의료기관당 평균 78명에 달했고, 9개 국립대병원 PA 인력은 총 671명으로 1개 의료기관당 평균 74.5명이었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 업무를 간호사 등이 대행하는 불법 의료행위가 만연돼 있다고도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해 9월 정부와 노정 합의를 통해 의료현장의 불법 의료를 근절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도 간호사가 의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해 처방전을 대리 발급하고 있다는 응답이 75.3%에 달했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 부족 현상을 해결하려면 의대 정원을 확대하고, 필수 진료과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의사 업무는 계속 늘어나는데 의대 정원은 17년째 동결되고 있고, 전공의 충원율은 91.2%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의사 인력 부족이 초래하는 파행진료와 의료왜곡을 개선하려면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해 의사 인력을 확충하는 게 가장 근본적이고 최우선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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