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푸틴' 러 알루미늄 억만장자, '제재법 위반' 美서 피소

입력 2022-09-30 10:23
'親푸틴' 러 알루미늄 억만장자, '제재법 위반' 美서 피소

'루살' 총수 데리파스카…미국 당국 "국제비상경제권법 회피 시도"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의 알루미늄 억만장자 재벌인 올레그 데리파스카가 미국의 제재법을 위반한 혐의로 미 사법당국에 의해 기소됐다고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미 당국은 데리파스카에게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을 모의한 혐의를 적용했다.

IEEPA는 미국의 안보에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이 발생할 경우 대통령이 특정 국가나 단체에 대해 경제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리사 모나코 미 법무부 부장관은 성명에서 "데리파스카가 러시아 정부와 에너지 부문을 위해 돈을 벌어 들이고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거짓과 기만으로 미국 제재를 우회하려 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연방사법기관 관계자는 CNN에 데리파스카가 아직 구금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데리파스카의 연인으로 알려진 예카테리나 보로니나를 포함한 3명의 여성도 제재 회피 계획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러시아 알루미늄 기업 '루살'을 이끈 데리파스카는 러시아의 대표적 올리가르히(신흥 과두재벌)로 꼽힌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가까운 사이로 그가 주도한 사업들에 자금을 대왔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6월 현재 데리파스카는 자산 32억 달러로 세계 부자 순위 920위에 올라있다.

그는 러시아의 지난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정부가 2018년 취한 대러 제재 때 제대 대상 목록에 포함됐다.

미 재무부는 당시 "데리파스카가 돈세탁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사업 경쟁자 협박, 정부 관리 불법 도청, 강탈 및 갈취 등의 혐의로 기소됐었다"고 밝혔다.

올해 초 데리파스카는 자신에 대한 제재 해제 요구 소송에서 패했다.

지난해에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데리파스카의 워싱턴 자택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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