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마글루티드, 과체중-비만 관련 당뇨병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당뇨병약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가 과체중 또는 비만과 관련된 2형 당뇨병 위험을 억제하는 효과가 상당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마글루티드(제품명: 오젬픽)는 장기 지속형(long-acting)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길항제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해 혈당을 떨어뜨리고 식욕을 억제해 체중이 줄어들게 한다. 1주일에 한 번 펜 주사기로 투여한다. 2017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약이다.
미국 앨라배마 대학의 티머시 가비 영양학 교수 연구팀이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2건의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8일 보도했다.
첫 번째 임상시험(STEP1)은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 1천961명을 대상으로 68주에 걸쳐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세마글루티드 2.4mg을 매주 한 번 피하 주사하고 다른 그룹은 세마글루티드 투여 없이 대조군으로 삼았다.
두 번째 임상시험(STEP4)은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 803명을 대상으로 첫 20주 동안은 모두에게 매주 세마글루티드를 피하 주사하고 이후 48주 동안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세마글루티드 주사를 계속하고 나머지 그룹은 세마글루티드 주사를 중단했다.
연구팀은 이 두 임상시험 자료를 이용, 개개인의 심장 대사 질환 단계 평가(CMDS: Cardiometabolic Disease Staging) 성적을 산출했다.
CMDS는 연령, 성별, 인종, 중성지방,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등 2형 당뇨병 위험요인들 토대로 향후 10년 안에 2형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도를 측정하는 도구이다.
그 결과 첫 번째 임상시험에서는 세마글루티드 그룹이 CMDS 점수에 따라 측정한 10년 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임상시험 시작 때의 18.2%에서 68주 후에는 7.1%로 61% 낮아졌다.
이에 비해 대조군은 임상시험 시작 때의 17.8%에서 68주 후에는 15.6%로 조금 낮아지는 데 그쳤다.
당뇨병 위험 점수는 임상시험 기간 중 체중 감소의 정도에 따라 그만큼 낮아졌다. 세마글루티드 그룹은 체중이 17%, 대조군은 3% 줄었다.
두 번째 임상시험에서는 첫 20주 후에는 모든 참가자가 당뇨병 위험 점수가 임상시험 시작 때의 20.6%에서 11.4%로 낮아졌다.
20주 후 48주까지 세마글루티드 투여가 계속된 그룹은 당뇨병 위험 점수가 7.7% 더 줄었다.
그러나 20주부터 세마글루티드를 끊은 그룹은 48주 후 당뇨병 위험 점수가 15.4%로 오히려 높아졌다.
이는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이 당뇨병 위험을 줄이려면 세마글루티드를 지속해서 사용해야 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 당뇨병 연구협회(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Diabetes)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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