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경찰 "시위대, 반혁명 분자와 연관"…유엔 "무력 사용 우려"

입력 2022-09-28 19:21
이란경찰 "시위대, 반혁명 분자와 연관"…유엔 "무력 사용 우려"

당국 "모든 수단 동원해 시위 막을 것"…반관영 언론 "60명 사망"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20대 여성 사건을 계기로 촉발한 이란 내 시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당국이 더욱 강경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란에서는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마흐사 아미니(22)의 사망에 대한 경찰 조사를 규탄하고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12일째 이어졌다.

28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란 경찰 최고지휘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근 외부 적과 연계된 폭도들이 특정 사건을 구실삼아 이란 이슬람 공화국을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반혁명 분자들과 적들의 음모에 의한 시위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을 것이며, 질서와 안보를 어지럽히는 시위대에 대해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당국은 이번 반정부 시위로 인한 공식 사상자 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28일 기준 시위로 인한 사망자 수가 60명이라고 집계했다.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사람 수도 2천명이 넘는다.

체포된 인원 중에는 아미니 의문사 사건을 최초 보도한 이란 기자 닐루파 하메디와 여성 활동가이자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의 딸인 파에제 하셰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최근 이란에서 최소 23명의 언론인이 체포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반체제 선동죄'로 유죄 판결 시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외신들은 시위 지역에서 인터넷 차단이 이뤄지고, 정보 접근이 엄격히 제한되는 이란 내 상황을 고려할 때 사상자 수는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낸 성명에서 "이란 내 시위와 관련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사망자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당국은 불필요한 무력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아미니 사건에 대해 독립적인 기관에 의한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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