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강타해 암흑천지 만든 허리케인, 곧 플로리다 상륙(종합)

입력 2022-09-28 12:31
쿠바 강타해 암흑천지 만든 허리케인, 곧 플로리다 상륙(종합)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황철환 기자 = 카리브해에서 발생해 북상 중인 허리케인 '이언'이 쿠바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전국의 전기 공급이 마비되는 큰 피해를 발생시켰다.

이언은 조만간 세력을 더욱 키워 미국 플로리다 지역으로 상륙할 것으로 관측돼 대규모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이언이 쿠바를 통과한 직후 국가전력망이 붕괴해 전국의 전력 공급이 끊겼다.

라자로 게라 쿠바 전력청 기술국장은 허리케인으로 인한 국가전력체계의 장애 때문에 관련 인프라가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전력 공급 복구 작업에 주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언의 이동 경로에 놓였던 쿠바 서부 지역에선 홍수와 산사태 등 적잖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 당국은 또 이곳 담배 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책을 마련 중이다.

담배는 쿠바의 주요 농산물이자 주 수입원이다.

허리케인은 위력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뉘는데,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이언은 현재 최고 시속 200㎞가 넘는 강풍을 동반한 3등급으로 분류된다.

이언은 멕시코만 난기류의 영향으로 4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키운 뒤 28일 오후 플로리다 남서부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언의 중심부가 도달할 즈음인 28일 밤 플로리다 남부에는 강력한 비바람이 휘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폭풍의 반경은 225㎞에 이르러 플로리다 전역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특히 플로리다 인구 밀집지역인 템파가 이언의 직격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탬파는 320만 명이 거주하는 플로리다의 경제 중심지로, 직접 허리케인의 타격을 받는 것은 1921년 이후 100년 만에 처음이다.

이언이 어디로 상륙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이언이 플로리다 남부에 상륙한다면 템파가 예상보다는 허리케인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고 마이애미대학의 허리케인 전문가인 브라이언 맥놀디 교수가 밝혔다.

플로리다주는 이미 템파 등 허리케인 예상 이동경로에 거주하는 250만 명의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주요 공항과 학교는 물론 디즈니 월드와 씨월드 등 유명 테마파크도 문을 닫았다.

플로리다 주민들은 주택 주변에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역대급 허리케인에 대비하고 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주민들에게 정전에 대비하고 태풍의 경로에서 피해 있으라고 당부했다.

플로리다주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3만명의 인력을 대기시켜 놓았고 100곳 이상의 대피소를 마련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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