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측근 中 관변학자 "문화대혁명 같은 전략적 실수 피해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중국 저명 관변 학자가 "문화대혁명 같은 전략적 실수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허이팅 전 중앙당교 부교장은 전날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에 실린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중앙당교는 중국공산당 간부 양성기관으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직속 기관이다.
허이팅은 시진핑 지도부의 정책 및 이념에 정통한 권위자로, 현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사회건설위원회 주석을 맡고 있다.
그는 학습시보에 "글로벌 거버넌스와 국제 질서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코로나19,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 등 우리는 많은 새로운 변수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는 국제 전략 경쟁을 더욱 숨 가쁘고 두려운 것으로 만들었다"며 "당은 격동과 도전의 시기를 헤쳐나갈 '대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대혁명(1966∼1976)으로 치러야 했던 비싼 대가를 돌아보며 "중국 공산당은 큰 당이며 큰 나라를 이끄는 당이다. 어떠한 전략적 실수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전략적 실수가 있다면 그 결과는 끔찍하고 대가는 심각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 쓰라린 고통을 경험했다"며 "당이 계급 투쟁과 정치적 상황에 대한 잘못된 평가에 따른 문화대혁명으로 중국을 10년간 혼란과 격변으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이 1989년 톈안먼 광장에서 일어난 민주 시위를 단속한 것은 옳았으며, 그러한 격변 이후 공산당이 일당 통치를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고 마오쩌둥 사상을 당의 지도 이념으로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옳은 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소련 공산당의 몰락은 비극적 실수라며, 구소련이 마르크스주의를 버리고 경제를 등한시하면서 미국과 무기 경쟁을 벌이는 잘못된 결정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의 글은 다음 달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공산당이 시 주석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선전전을 펼치는 가운데 나왔다.
시 주석이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 지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공산당은 시 주석을 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에 올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마오쩌둥이 진행한 문화대혁명은 '재난'으로 규정하며 선을 긋고 있다.
대신 국가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절대적 지도자와 원대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며 '시진핑 사상'으로 불리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시장경제를 혼합한 사회주의를 유지하되 공산당 지배체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중국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당장(黨章·당헌)과 헌법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명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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