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1차서 끝나나…룰라, 여론조사서 과반 근접

입력 2022-09-27 07:45
브라질 대선 1차서 끝나나…룰라, 여론조사서 과반 근접

대선 엿새 앞두고 지지율 '48%'…보우소나루 '31%' 격차 벌어져

극한 사회분열 속 상대 지지자 숨지게 하는 강력사건 잇따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다음 달 2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브라질 대선(1차)을 앞두고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6) 전 대통령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67) 현 대통령과의 격차를 조금씩 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룰라 전 대통령 측은 '대세론'을 부각하며 1차에서 과반 득표를 통해 결선 없이 곧바로 당선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입장인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차에서 결정 나는 건 불가능"하다며 막판 뒤집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브라질 대선 후보 지지율 설문 결과를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여론조사업체 IPEC에서 26일(현지시간) 공개한 추이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이 48%,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31%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2주만 놓고 볼 때 룰라 전 대통령은 46%(12일 발표), 47%(19일 발표)로 1주일마다 1%포인트씩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3번 조사 모두 31%로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브라질 최대 여론조사 기관인 다타폴랴(Datafolha)의 지난 22일 발표에서도 룰라 전 대통령은 47%를 기록, 33%에 그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여유 있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강 구도로 좁혀진 이번 대선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내주지 않은 룰라 전 대통령 측은 1차에서 판가름을 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부족한 몇 %'를 채우겠다는 심산이다.

이른바 군소 후보 지지자에게 '전술적 투표'를 호소하는 전략이다. 5∼7%대의 지지율을 보이는 3·4위 중도 세력 후보의 표심을 주로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선에서 라이벌이었던 중도 성향 제랄도 알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를 일찌감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천거한 그는 최근엔 엔히케 메이렐레스 전 중앙은행 총재나 마리나 시우바 전 환경부 장관 등 한때 거리를 뒀던 인사와 접촉하며 외연을 넓히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메이렐레스 전 총재 등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1차 투표로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 모든 일정은 대선 승리의 열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지지세 결집에 총력전을 펼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유세장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1차 승리 가능성에 대해 "불가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여론조사에 대한 많은 것을 믿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뒤 "알보라다(대통령 관저)가 제집 맞지요?"라고 말하며 청중의 호응을 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선거를 일주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양강 후보 지지자 사이 대립의 골은 더 깊어진 모양새다.

현지 일간 오포보는 지난 24일 파라나주 카스카베우 한 술집에서 룰라 지지자(39)가 보우소나루 지지자(59)의 흉기에 찔려 다음 날 숨졌다고 보도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지지자는 술집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누가 룰라에게 투표할 거냐'고 물은 뒤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달 초에도 마투그로수주에서 양 지지자 간 칼부림으로 1명이 숨졌고, 지난 7월에는 파라나주에서 일면식 없는 상대측 지지자에게 남성이 총격을 받아 사망한 바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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