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우크라에 탱크를 보내지 않는 이유는? "위험한 전쟁이라"
숄츠 총리, NYT에 "동맹국과 협력…독단적으로는 안해"
NYT "러의 핵위협도 영향 미치는 듯"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독일은 오랜 평화주의에서 벗어나 많은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왔다.
그동안 로켓 발사기와 대공포 등을 보냈고 현대식 방공 시스템을 비롯해 7억 유로(9천670억원 상당)어치의 군사적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독일 탱크나 보병용 장갑차를 제공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측의 거듭된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울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위험한 전쟁이기 때문"이라고 탱크와 장갑차 지원 요구를 거부한 이유를 밝혔다고 NYT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만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간의 전쟁으로 확전되지 않는 방법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맹국과 협력하며 함께 하고 있고 독단적으로 무언가를 하지는 않는다"며 "이게 우리가 위험한 전쟁에 대응하는 방식"이라고도 말했다.
숄츠의 이런 접근법에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독일 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최근 트위터에 "베를린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라며 "이성적인 논거는 없이 막연한 두려움과 변명만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NYT는 숄츠 총리가 이번 전쟁이 어떻게 끝날 것으로 예상하는지 설명할 때에도 매우 조심스러워 하면서 지난 5월 NYT에 실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기고문을 인용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기고문에서 당시 전쟁이 외교를 통해 끝날 것이라고 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서방은 NATO와 러시아 간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썼다.
미국도 아직 우크라이나 측의 장거리 유도탄 제공 요청에 답을 하지 않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NYT는 러시아 측의 은근한 핵 위협도 독일이 탱크를 못 보내는 배경 중 하나일 수 있다며 독일 국제안보문제 연구소의 안보정책 부문 책임자인 클라우디아 마요어씨의 발언을 전했다.
마요어 책임자는 "불행하게도 핵 위협이 독일에서는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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