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서방과 연쇄 외교장관회담…틀어진 관계 변화 모색

입력 2022-09-24 19:55
中, 서방과 연쇄 외교장관회담…틀어진 관계 변화 모색

왕이, 유엔총회 계기 호주·독일·미국 장관과 잇달아 회담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 호주, 독일 등 관계가 껄끄러운 서방 국가들과 잇달아 외교장관 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22일(이하 현지시간)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과, 2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각각 회담했다.

왕 부장은 호주 외무장관에게 양국 관계의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은 호주 측과 이견을 적절하게 해결하며 양국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호주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측이 '윈윈'의 스토리를 더욱 많이 만들고, 인적 교류와 지방간 교류를 많이 전개해 양국 관계 발전에 긍정적 분위기를 만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 독일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는 "양국은 근본 이익의 충돌이 없기에 소통을 강화하고 이해를 증진해야 한다"며 "양국 간 전방위 전략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심화하고, 독일 측과 함께 대국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다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왕 부장은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도 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의 현안들을 논의했다.



왕 부장이 만난 서방측 세 장관은 모두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당시 양자 회담을 했던 인사들이다.

중국으로선 코로나19 기원 조사,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등으로 각을 세워온 서방국가들과 근래 빈번하게 외교 접촉을 시도하는 추세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흐름 속에 중국이 개전 이후 한동안 러시아 쪽에 치우쳤다는 평가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하는 듯한 최근 모습과 오버랩된다.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한 편'으로 간주되면서 더 껄끄러워진 서방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중국은 동시에 '집토끼'를 지키는 작업도 병행했다.

왕 부장은 22일 열린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외교장관 회의에도 참석해 다자주의와 개발도상국의 '정당한 권익 수호' 등을 강조했다.

왕 부장은 또 23일 태국의 돈 쁘라뭇위나이 부총리 겸 외교장관, 남태평양 도서국인 키리바시의 타네티 마마우 대통령 겸 외교장관과도 각각 회담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