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EU "탈영병 보호·망명 가능"…러 동원령후 엑소더스 대응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비군 30만명을 대상으로 부분적 동원령을 내리면서 대상자들이 줄지어 해외로 빠져나가려 하는 가운데, 독일과 유럽연합(EU)이 22일(현지시간) 이들 탈영병의 망명신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낸시 패저 독일 내무장관은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존탁스차이퉁(FAS)과의 인터뷰에서 "강압적으로 위협받는 탈영병들은 원칙적으로 독일에서 국제적인 보호를 받는다"면서 "푸틴 정권에 용감하게 대항해 큰 위험에 처한 이는 독일에서 정치적 박해를 이유로 망명신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망명신청 승인 여부는 안전점검이 이뤄진 이후 개별 사례별로 결정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마르코 부쉬만 독일 법무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마 많은 러시아인이 고향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푸틴의 길을 증오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라면 독일은 환영한다"고 말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FAS에 "해당자는 EU에서 망명 신청을 할 권리가 있다"면서 "다만 원칙적으로 그 과정에서 안전과 관련한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EU회원국들은 이와 관련한 공통된 접근방안을 찾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예비군 30만명을 대상으로 한 부분적 동원령을 내리면서 전날부터 많은 젊은 남성들이 러시아를 떠나려고 시도하고 있다.
녹색당 소속인 에릭 마콰르트 유럽의회 의원은 dpa통신에 "EU 집행위는 빠르게 주도권을 장악해야 한다"면서 "EU는 푸틴을 위해 싸우지 않겠다는 이들을 전쟁터에 내보내기를 원치 않을 것인 만큼, 이들은 EU 국경에서 거절당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독일 최대 친이민 시민단체인 프로 아쥘 귄터 부르크하르트 대표는 dpa통신에 "만약 동원 대상자에게 보호를 제공하려면 이들이 EU 국경을 넘어올 수 있게 절차를 확립해야 한다"면서 "동원령 대상인 러시아인이 터키나 조지아 입국에 성공한 경우 인도주의적 비자를 발급하는 것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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