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지수 '위기'단계 임박…외환시장 등 변동성 확대 탓

입력 2022-09-22 11:00
수정 2022-09-22 11:04
금융불안지수 '위기'단계 임박…외환시장 등 변동성 확대 탓

2분기 말 가계·기업 빚, GDP의 221% '사상최고'…기업대출 급증

인플레,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 둔화 등 금융불안 요인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취약계층 선별 지원, 금융기관 선제적 충당금 등 필요"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김유아 기자 = 미국의 통화 긴축 등으로 금융·환율 시장이 요동치면서 우리나라의 금융불안지수(FSI)가 '위기' 단계 문턱까지 치솟았다.

가계와 기업의 빚(신용)도 여전히 전체 경제 규모의 약 2.2배에 이르고, 특히 기업대출은 최근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 금융불안지수(FSI)는 7월과 8월 각 18.8, 17.6으로 집계됐다.



올해 3월(8.8) 이후 6개월째 '주의' 단계(8이상 22미만)에 머물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계속 오르면서 '위험' 단계(22이상)에 근접하는 추세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 강화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불안지수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금융취약성지수(FVI)의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대출 급증세 진정 등으로 1분기 52.3에서 2분기 48.3으로 뚜렷하게 낮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장기 평균(1994년 4분기∼2022년 2분기 평균)인 40을 웃도는 상태다.

2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1.2%로 1분기(220.9%)보다 0.3%포인트 올라 또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GDP 대비 가계신용의 비율은 기준금리 인상,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한 분기 사이 105.5%에서 104.6%로 떨어졌지만, 기업신용의 비율이 115.3%에서 116.6%로 오히려 높아졌다. 기업대출 증가율도 올해 14.7%에서 2분기 15.5%로 상승했다.

기업의 시설·운전자금 대출수요,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 등의 영향으로 기업대출 증가세가 강해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아울러 한은은 국내외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미국 등 주요국 정책금리 인상 기조,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중국 경기 둔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등을 잠재적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민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물가상승 압력과 그에 따른 금리 상승은 대출자의 채무 상환 능력에 부담을 주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며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해외대체투자가 확대되고 단기외화차입 비중도 높아져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 대외 충격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한은은 위험에 대비해 ▲ 민간신용 억제·자산 가격 안정 정책 지속적 추진 ▲ 취약계층 선별적 지원 ▲ 금융기관의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자본확충 등을 조언했다.

shk999@yna.co.kr,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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