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유튜버에 'SOS' vs 망 사업자 "창작자는 부담 없다"(종합)

입력 2022-09-22 18:04
유튜브, 유튜버에 'SOS' vs 망 사업자 "창작자는 부담 없다"(종합)

콘텐츠업자 대 통신업계 갈등 고조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인터넷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유튜브를 비롯한 콘텐츠 제공업자(CP)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자(ISP) 간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유튜브 외에도 넷플릭스 등 대형 외국 CP와 국내 ISP는 망 사용료 지급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CP는 사용료 지급 요구가 망 사업자 독점의 폐해라고 주장하는 반면, ISP는 이용료를 내는 건 자유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이라며 맞서고 있다.

22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는 망 사용료 부과 움직임에 대한 반대 행보를 더욱 노골화하고 나섰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망 사용료 지급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에 나서달라고 국내 크리에이터들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유튜브 공식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통칭 망 이용료 법안)에 대해 "이 법안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는 경우 유튜브는 한국에서의 사업 운영 방식을 변경해야 하는 어려운 결정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작 업계에 계신 많은 분이 사단법인 오픈넷 코리아의 청원서에 서명했고, '아시안 보스'(Asian Boss)를 비롯한 크리에이터분들은 콘텐츠를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다"며 "'망 이용료' 관련 법안에 대해 우려하는 분들은 서명을 통해 함께 목소리를 내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아난드 부사장은 "망 이용료는 콘텐츠 플랫폼과 국내 창작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면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만 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공정하지 않다"면서 "추가 비용은 결과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 그리고 그러한 기업들과 생계를 같이 하는 크리에이터(유튜버)들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과 유튜브에 기반해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창작 커뮤니티는 만약 해당 법안이 통과된다면 이들이 지난 몇 년간 구축해 온 비즈니스가 망가지거나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십수 년간 유튜브는 한국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가 세계에 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한류는 이제 진정한 글로벌 현상이 됐고 오늘날 한국 기반 유튜브 채널의 영상 시청 시간 중 35%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ISP 업계는 유튜브가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를 볼모로 하고 있다며 망 사용료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일반 CP나 창작자에 대한 추가 부담은 없다며 반박했다.

ISP 업계 한 관계자는 "'망 무임승차 방지법'(망 이용료 법안)은 정당한 망 이용 대가를 내지 않고 있는 일부 글로벌 CP에 해당한다"며 "구글의 주장처럼 일반 CP와 창작자 등 콘텐츠 생태계 모두에게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망 무임승차 방지법'이 통과될 경우 정당한 비용을 내지 않고 있는 일부 글로벌 CP와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어 국내 CP 및 창작자에게는 오히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ISP 업계 관계자도 "유튜브의 국내 동영상 트래픽 비중은 압도적일 정도로 매우 크다"며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라고 밝혔다.

국회에는 현재 관련 법안 7건이 발의돼 있다. 지난 20일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망 사용 대가'를 주제로 공청회를 열어 입법 논의를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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