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하는 정제 리튬 가격…1년 전에 비해 4배 수준으로 올라
전기車 수요 확산과 함께 中 정제시설 가동중단도 가격 자극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전기 자동차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배터리에 사용되는 정제 리튬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광물가격정보업체 BMI를 인용해 중국에서 리튬염을 정제한 탄산리튬이 1t당 7만1천 달러(약 9천9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4배 수준으로 불어난 금액이다.
광물 상태로 채취된 리튬이 배터리에 쓰이기 위해선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으로 정제돼야 한다.
중국은 정제 리튬의 최대 공급원이다.
WSJ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에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을 확보하려는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상하이의 봉쇄가 해제된 이후 전기차 판매가 급증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올해 600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이다.
투자업체 ED&F의 광물 컨설턴트 에드워드 메이어는 "리튬 가격은 중국 전기차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인다"면서 "현재 중국 전기차 시장은 활황세"라고 말했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와 함께 외부 요인도 리튬 가격을 자극했다.
올해 여름 중국 중부 지방의 폭염으로 인한 정전 사태로 탄산리튬 정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생산이 줄었다는 것이다.
리튬 확보는 중국 전기차 업계만의 과제가 아니다. 미국 등 전 세계의 자동차 업체들이 리튬 확보에 나섰다.
미국 내에서는 리튬 정제 분야를 장악하는 중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미국 의회가 처리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배터리의 광물·부품 가운데 중국산이 다량 포함된 전기차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 하게 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전기차 업계에선 미국 내 리튬 정제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확산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리튬 정제를 '돈을 찍어내는 산업'에 비유하면서 "기업들이 리튬 정제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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