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푸틴 '핵무기사용 가능성' 시사에 "필요시 전략태세 변경"(종합)
커비 "당장 전략태세 변경 필요는 없어…러시아 전략태세 감시"
정부관계자 "러, 우크라 병합지 탈환시도시 자국 공격 간주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동원령을 내리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에 대해 "우리는 그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존 커비 NSC 전략소통 조정관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이 엄포가 아니라고 시사한 것에 대한 견해를 묻는 말에 "푸틴이 지난 7개월간 어떻게 발언했는지를 보면 (이런 말이) 예외적인 것은 아니지만, 핵무기 보유국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수사"라면서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의 전략 태세에 대해 최선을 다해 감시하고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미국의 전략 태세를) 바꿔야 한다면 변경할 것이다. 그러나 당장 이렇게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어떤 신호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군 동원령을 발동하면서 서방 국가의 러시아에 대한 핵 위협 발언을 거론한 뒤 "러시아도 다양한 파괴 수단을 갖고 있다"면서 "러시아를 보호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며 이는 엄포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가 만약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대응책을 묻는 말에는 "심각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푸틴은 세계 무대에서 더 왕따가 될 것이며 국제사회에도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의 군 동원령에 대해 "고전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면서 "병력에 분명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군 사기와 부대 결속은 끔찍하다"면서 "지휘통제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이며 탈영병 문제도 있어서 푸틴은 부상자를 다시 전장으로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합병하기 위한 러시아의 주민투표에 대해 "어떤 가짜 주민투표를 하는지와 상관없이 그곳은 우크라이나 영토"라면서 "미국은 안보 및 재정 원조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병합이 핵무기 사용 위협과 관련한 러시아만의 법적 정당화 논리와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다.
그는 "러시아는 가짜 주민투표가 통과되면 우크라이나가 해당 영토를 탈환하려는 모든 시도를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모든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자신감이 아니라 나약함에 따른 행동"이라면서 "우리 관점으로는 한쪽에는 러시아만의 가상적인 법률 세계가 있으며 다른 쪽에는 현실 세계가 있다. 다른 나라들은 푸틴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러시아에 긴장 고조가 가져올 후과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이것 자체가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는 역학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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