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문제에도…8월 중국 신장산 제품 유럽 수출 두배로

입력 2022-09-21 11:30
인권문제에도…8월 중국 신장산 제품 유럽 수출 두배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인권문제에도 중국 신장산 제품의 유럽 수출이 지난달 두 배로 뛰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전했다.

유럽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 강제 노동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SCMP가 중국 세관 자료를 토대로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8월 신장에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으로 직수출된 규모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6.2% 증가한 1억3천670만달러(약 1천903억원)로 집계됐다.

품목 별로는 리튬 이온 배터리 수출이 600% 뛰어올랐고, 관련 기록이 작성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태양광 셀(태양광 전지)도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제품 모두 독일이 가장 많이 수입했다.

국가 별로는 벨기에가 작년 동월 대비 410.3% 늘어난 3천480만달러(약 484억원)어치를 수입해 가장 많았다. 이어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폴란드 순으로 신장 제품을 많이 수입했다.

프랑스의 8월 수입액은 작년 동월 대비 1천33% 급증한 680만달러(약 94억원)로 나타났다.

이런 수입 증가는 유엔의 신장 인권 보고서 발간 직전에 이뤄졌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지난달 31일 신장에서 위구르족을 상대로 한 차별적인 구금이 이뤄졌으며, 이는 반인도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제 인권단체 등은 리튬 이온 배터리와 테양광 셀, 면화 등이 강제 노동의 산물이라고 지적해왔다.

SCMP는 "8월 신장 수출 자료는 EU 정책 입안자들이 강제 노동을 활용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최종 검토하는 와중에도 신장산 제품의 수입이 활발히 이뤄졌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 6월 21일 강제노동의 산물로 의심되는 신장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이 발효됐다.

헨리키 한 독일 녹색당 의원은 강제 노동의 산물은 전면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며 EU의 법안은 중대한 결점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SCMP에 "(EU의 법안에서) 기업들은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다. 증명해야 하는 부담은 강제 노동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과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좀 더 투명해져야 하겠지만, 당국이 강제 노동의 증거를 찾을 때쯤이면 관련 제품은 이미 시장에 풀려 팔리고 있을 것"이라며 "해당 법안은 강제 노동과 관련된 제품을 시장에서 근절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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