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운산업 '대모', 선박금융리스 비리로 수사 정조준

입력 2022-09-20 10:27
中 해운산업 '대모', 선박금융리스 비리로 수사 정조준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해운산업의 대모로 통하던 리 리 전 중국수출입은행 베이징지점장이 선박금융리스 사업 비리로 중국 당국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20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해운산업 금융비리 조사를 철저히 진행 중이며, 리 리가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통상 당원을 대상으로 부패 혐의를 조사한 뒤 공안과 검찰에 넘기는 역할을 하는 사정 기관이다.

중국 조사 당국은 연초부터 선박리스 사업의 부패를 수사해왔다.

중국 정부가 출자한 선박금융리스 자산 규모는 2017년 470억달러(약 65조3천억원)에서 2021년 770억달러(약 107조원)로 증가했다.

조사 당국은 이 과정에서 ICBC(중국공상은행)리스, 민성리스, 교통은행금융리스, 중국수출입은행리스 등의 고위직들이 연루된 혐의를 잡고 조사 중이다.

리 리는 현재 중국수출입은행의 기율검사위원회와 국가감독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뒤 상급 조사기관으로 넘겨진 상태라고 차이신은 전했다.

리 리는 중국수출입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이 은행의 당 위원회 서기를 거쳐 상하이지점장과 베이징지점장에 올랐으며 중국 해운업의 대모로 통했다.

중국수출입은행은 해운업의 주요 금융기관이자 선박금융리스의 중요 자금원으로, 리 리는 중국 해운업의 폭발적인 성장기에 해당 분야를 주물러왔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해운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독일의 해운은행인 DVB 등이 선박금융리스 사업으로부터 발을 빼자, 그 이후 중국수출입은행, 중국개발은행, 중국공상은행 등이 앞다퉈 리스 계열사를 설립해 그 자리를 채웠다.

그러나 이처럼 중국계 은행들의 선박금융리스 사업 참여가 과열 양상을 보이자,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은보감회)는 2020년 6월 '금융 임대 기업 감독관리를 위한 잠정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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