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상원의원 "여왕, 길고 지루한 장례식 원치 않았다"

입력 2022-09-19 15:33
수정 2022-09-19 18:25
英상원의원 "여왕, 길고 지루한 장례식 원치 않았다"

"英국왕 현대 장례식 전통, 1901년 빅토리아 여왕 장례식서 비롯"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길고 지루한 장례식을 원치 않았다."

초당파 종신 상원의원이자 전 영국 성공회 요크 대주교인 존 센타무는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되는 여왕 장례식에 하루 앞서 BBC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그는 성공회 수장이었던 여왕에게 직접 이 말을 들었냐는 물음에 "물론이다.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장례식에 대해 "셰익스피어에게 영감을 준 1662년 성공회 기도서,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왕실 예배당 합창단원들이 신에게 영광을 돌리는 '천사의 목소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례식은 지루하지 않을 것이고, 합창을 들을 때는 하늘의 축복을 받는 느낌이 들 것"이라며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국왕의 현대 장례식 전통은 1901년 빅토리아 여왕 장례식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빅토리아 여왕은 장례식에 열정에 가까운 관심을 보였고, 자신이 죽으면 어떻게 장례식을 치를 것인지에 대해 분명한 견해를 지니고 있었다.

빅토리아 여왕은 관을 덮는 천은 검은색이 아닌 흰색이어야 하고, 슬픔을 자아내는 주름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여왕은 또 자신의 장례식은 먼저 떠나보낸 남편 앨버트 공을 만나러 가는 즐거운 날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울러 군대식 장례를 원한 빅토리아 여왕은 대포를 운반하는 포차를 동원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장례식 당일(2월 2일)에 너무 추워 왕실 기마대가 제 역할을 못한 까닭에 영국 해군 수비대가 포차를 끌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이르는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는 전통이 확립됐다고 한다.

또 그전까지 약 200년 동안 영국 국왕 장례식은 모두 저녁에 치러졌지만, 빅토리아 여왕 장례식을 시작으로 낮에 식을 거행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장례식을 촬영해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빅토리아 여왕의 아들이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할아버지인 에드워드 7세의 장례식 때는 그의 군마인 '킬데어'와 애견 '시저'가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인 조지 6세의 장례식 때부터는 장례 행렬이 지나는 곳에 라디오 마이크를 설치해 세계 각국 시민들이 장례식 행진과 드럼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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