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피부 접촉말라" 中전문가 원숭이두창 경고 논란

입력 2022-09-19 11:45
"외국인과 피부 접촉말라" 中전문가 원숭이두창 경고 논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전염병 권위자가 원숭이두창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피부 접촉을 하지 말라"고 경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전했다.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의 수석 전염병학자인 우쭌위는 자국에서 첫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보고된 다음 날인 17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원숭이두창 감염 가능성을 막고 우리의 건강한 일상을 위해 1. 외국인과 피부 접촉을 하지 말라 2. 최근 3주 사이 해외에서 돌아온 이와 피부 접촉을 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또한 낯선 사람과도 피부 접촉을 하지 말고, 호텔을 포함해 공공장소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는 일회용 변기 커버를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그러자 중국 누리꾼들은 그의 경고가 인종차별적이고 모호하다고 비판하며 조롱했다고 SCMP는 전했다.

우쭌위의 권고를 소개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보도에 웨이보의 한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이 얼마나 인종차별적인가?"라며 "중국에 거의 10년간 살았고 국경 통제로 가족을 3∼4년은 못 만난 나 같은 사람은 어쩌나"라고 항의했다.

또 한 누리꾼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중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친구들이 여전히 많다. 코로나19 초창기 일부 외국인 친구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인은 바이러스가 아니다'라고 모두에게 항변했다. 중국인들은 많은 외국인이 중국에서 차별에 직면했을 때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우쭌위의 권고가 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는 성관계를 의미하는 것이냐 아니면 단순한 피부 접촉을 말하는 것이냐? 내 생각에는 전자를 의미한 것 같다"며 "외국인 손님을 만날 때 악수가 불가피하고 버스에서 피부 접촉을 피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중국 충칭 방역당국은 최근 해외에서 입국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격리 중이던 주민이 발진 등 증세를 보여 검사한 결과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에서 6일 캐나다, 미국, 필리핀 등을 다녀온 30세 주민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중국 본토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충칭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충칭에 도착하자마자 격리됐기 때문에 전파될 위험은 낮다며 그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을 격리해 의학적 관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쭌위는 논란이 된 원숭이두창 예방 권고 글에서 충칭의 해외 유입 사례 외에 원숭이두창이 중국의 엄격한 입국 방역 체계에서 걸러지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고 기본적으로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원숭이두창과 천연두 바이러스 간 유사성으로 천연두 예방접종을 한 사람은 원숭이두창에 면역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천연두 종식을 선언한 1980년까지 중국은 국가적으로 천연두 예방접종을 진행했기 때문에 42세 이상의 중국인은 원숭이두창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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